처용가(處容歌)
위에 있는 피곤한 문자들의 향연은 오른쪽은 삼국유사에 실린 처용가 본문,
오른쪽은 그 본문을 한자음 그대로 적어본 것입니다. 전혀 아무 뜻도 없어 보이죠?
네, 향찰 표기이므로 한문을 잘 하시는 분도 해독하실 수 없는 겁니다.
향가와 향찰에 대해서는 앞선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2020/12/22 - [문학을 설명할 때 쓰는 말들] - 향가, 향기롭기도 하지.
그럼 이제 좀더 알아먹을만한 걸로 보도록 하시죠!
위의 양주동님 해석이 더 먼저 나온 것입니다.
양주동님의 향가 해석에 대한 이야기는 앞선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2021/01/04 - [이것은 상식인가 잡소리인가] - '향가'하면 누가 생각나나요?
우리는 대한민국 국보 1호, 양주동님 해석으로 보도록 하시죠!
아니, 잠깐! 이 처용가는 삼국유사에 실린 대부분의 향가들이 그러하듯 배경설화 속에 삽입되어 있습니다.
배경설화를 이야기하지 않고는 처용가를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처용가 배경설화 역시 미리 포스팅을 했답니다!
2020/12/28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신비로운 그 남자, 처용] - [처용 2] 처용, 전염병에 얽힌 그의 눈물겨운 사연
본격 본문 읽기 들어갑니닷!
서라벌(서울, 지금의 경주) 밝은 달에
밤 늦도록 놀다가
들어와 자리 보니
가랑이가(다리가....) 네 개구나
(다리) 두 개는 내 것이고 (내 아내.....)
(다리) 두 개는 누구 것인고 ㅠㅠ
본디 내 것이지만
앗긴 걸(빼앗긴 것을 ㅜㅜ) 어쩌겠는가....
서라벌이 경주를 뜻하는 옛말입니다.
지금의 '서울'이란 낱말도 '서라벌'에서 온 것이죠.
아무튼! 당시의 서라벌은 매우 잘 정리된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그 도시에서 밤 늦도록 잔치를 벌이며 춤추고 술마시며 놀다 귀가한 처용.
그의 눈에 비친 것은 술이 확 깰 법한 장면!
역신(전염병의 신)이 그의 아내와 동침..... 불륜의 현장!
그러나 용왕의 아들이란 여윽시 보통 인물이 아니었던 걸까요?
처용은 주춤주춤 물러나 대청으로 나와
춤추며 노래를 부릅니다.
서라벌 밝은 달에 밤드리 노니다가~~ 얼쑤!
이미 빼앗긴 것을 뭘 어쩌겠느냐~ 지화자!
아니, 이런 이런 반응이란 참!!!
이것은 멋진 남자의 모습일까요?
자본주의에 찌들고 근대가 주는 '사랑'이란 개념의 폭포수에 머리 꼭대기까지 잠긴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만......
아무튼!
역신은 조춤조춤 처용을 좇아 나와 처용의 가무를 구경한 뒤,
처용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 말합니다.
"관대한 처용이시여! 앞으로는 당신의 얼굴만 보아도 그 집은 침범하지 않겠나이다!"
코로나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시여, 요거 한 장씩 붙여볼까요? ㅎㅎㅎㅎㅎ
향가 '처용가' 설명을 영상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96QA9cQA9WY
고려가요 '처용가'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클릭!
2021.01.09 - [문학, 전문과 해설/신비로운 그 남자, 처용] - [처용 4] 고려가요 '처용가', 식을 줄 모르는 처용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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