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고 나도 아는 고산 윤선도의 시조입니다.
윤선도는 서른 살에 성균관 유생 신분으로 '병진소'라 불리는 상소를 올렸습니다. 당시 가장 잘 나가던 권력자, 이이첨을 탄핵하는 상소였습니다. 그리고 상소의 결과는, 윤선도 자신도 예상했던 것처럼 좋지 못했습니다.
윤선도의 상소문은 구체적이고 상세했으며 파격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윤선도의 집안은 손 꼽히는 재력가에 정치적으로도 유력한 집안이었습니다만, 당시에는 윤선도 집안이 속한 동인이 거의 세력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윤선도의 상소문은 많은 사대부들을 격분시켰고, 그 댓가로 함경북도 경원 지방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윤선도의 아버지 또한 벼슬을 그만두고 명동집을 놔두고 지금의 남양주로 와 살게 됩니다.
윤선도는 함경도 경원에서 1년 정도 유배 생활을 하고, 다시 경상도 기장으로 유배지를 옮기게 됩니다.
'우후요'라는 이 시조는 '견회요'와 더불어 경원에서 생애 첫 유배의 첫 해를 보내는 동안에 쓰여진 시조입니다.
이 시조의 또 하나의 특징은 평시조인데도 제목이 있다는 점입니다. 고시조에서는 연시조를 제외하면 거의 제목을 붙이지 않았습니다만, 윤선도는 그의 평시조에도 제목을 붙였습니다. 잡학에도 능통하고 예술적 재능과 흥미가 넘쳐흘렀던 윤선도의 면모를 이런 곳에서도 엿볼 수 있으며, 역시 시조의 대가답다는 생각도 듭니다.
작품에 대해서는 짧게 설명하겠습니다.
궂은 비가 개었다는 말이냐, 흐리던 구름이 걷혔단 말이냐
앞 시냇물의 깊은 물 속이 다 맑아졌다 하는구나
진실로 맑디 맑다면 갓끈을 씻으러 가야겠다. (갓끈을 씻어 오겠다)
'우후요'를 알기 쉽게 현대적으로 풀어본다면 이쯤 되겠습니다.
당시의 재상이 잘못을 고쳤다는 말을 듣고 쓴 시조라고 하는데요,
비나 구름이 안 좋은 것들이겠고, 맑아진 건 이제 잘못이 바로잡히고 조정이 올바르게 돌아간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마지막의 갓끈을 씻는다는 것은, 굴원의 '어부사'를 연상시키는 대목입니다.
윤선도 역시 '어부사'를 생각하며 쓴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진의 갓은 양반들의 갓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양반들의 갓은 테가 더 넓으니까요. 그래도 갓끈은 모양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턱 밑에서 묶어 갓을 머리에 고정해주는 끈이 갓끈입니다. 요즘 '킹덤'의 인기로 외국인들이 갓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윤선도가 갓끈을 운운할 때는 이런 세상은 상상도 못했겠죠. ㅎㅎㅎ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아래 영상을 보세요!
www.youtube.com/watch?v=5eWMndB6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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