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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 만흥

by 뿔란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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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녹우단

 

 

윤선도는 인조 반정 이후 첫 유배에서 해배됩니다.

뿐만 아니라, 두 대군의 사부가 되어 학부형인 인조의 신임을 얻어

40대의 몇 년간 화려한 사회생활을 이어갑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조정은 서인의 것이었으므로, 동인인 윤선도에 대한 견제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윤선도는 관직을 받고, 사양하고, 좌천되고, 그 사이사이

임금이 내리는 주찬을 받으며 굴곡많고 화려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 병자호란이 일어납니다. 

당시 윤선도는 파직되어 해남에 있었는데요, 

임금이 강화도에 있다는 소리에 집안 가솔들을 모아 일종의 의병대를 조직해

배를 타고 강화도로 향합니다. 

강화도에 거의 다 와갈 즈음 강화도 함락 소식을 듣고 배를 돌려 남해로 가던 중,

이번에는 삼전도에서 인조가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서울 잠실에 있는 삼전도비(사적101호) - 비석에 적힌 비의 이름은 '대청황제공덕비'

충격에 빠진 윤선도는 세상을 포기하고 섬에 박혀 살겠다는 생각으로

제주도를 향하는데, 그 바닷길에서 그만 태풍을 만나 급히 가까운 섬으로 피신합니다.

그 섬이 바로 보길도였습니다.

보길도의 아름다움에 반한 윤선도는 보길도에 터를 잡고 은둔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우리 조정의 안티 슈스 윤선도는 본인도 끊임없이 상소문 올려대며 논란을 만드는 타입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조정의 서인들 역시 윤선도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보길도에서 1년이나 즐겼을까요?

그 치욕의 항복을 하던 해에 강화도 근방까지 와서 임금을 뵙지 않았다며, 

용서할 수 없다며 윤선도를 벌줘라! 아니다, 윤선도는 죄가 없지!

이러면서 논란을 거듭한 끝에 윤선도는 영덕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영덕바다_ 등대 (사진_한국교육방송공사)

다행히 유배는 다음 해에 풀렸고, 윤선도는 가문의 터전이 있는 해남으로 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금쇄동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고 또 그곳을 꾸미며 은거합니다.

그리고 금쇄동에서 <산중신곡>을 쓰는데요, 거기 첫 시가 바로 우리의 '만흥'입니다.

 

 

만 흥 (漫興)

                                                                                                    고산  윤선도

 

제목인 '만흥'은 '흘러넘치는 흥', '흐드러지는 흥' 이런 정도의 뜻이 되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씐나, 씐나? 정도.

 

1수. 산과 물 사이 바위 아래 풀로 집을 짓는다고 하니까

      사정 모르는 남들은 웃긴다고 하지만

      어리석은 시골뜨기 생각에는 (이게) 내 분수에 딱 맞다 싶다.

 

2수. 보리밥에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뒤에

      바위 끝 물가에서 실컷 놀고있지.

     그 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울 리가 있겠냐.

 

3수. 잔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온다고 해서 반가운 게 이 정도겠냐.(이 정도로 반갑겠냐. 님이 와도 산보다 반갑진 않지.)

      (산이) 말씀도 웃음도 없지만 못내 좋아하노라.

 

4수. 누가 말하기를 삼정승(최고로 높은 벼슬)보다 (자연이) 좋다하더니

           만대의 수레를 동원할 정도의 제후도 이보다는(자연보다는) 못하다.

           (제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자연을 즐기는 삶보다는 못하다.)

      이제와 생각하니 소부와 허유가 약았구나. (머리가 좋았네.)

      아마도 자연 속의 한가한 흥취를 비교할 대상이 없을 것 같다.

 

5수. 내 성격이 게으르더니 하늘이 (내 성격을) 아셔서

      인간 세상의 여러 일을 하나도 안 맡기셔서

      다만 다툴 이 없는(차지하려는 경쟁자가 없는) 자연을 지켜라 하셨다.

 

6수. 자연이 좋다고 한들 내 분수로 누워있겠느냐.(내가 잘나서 자연을 즐기며 살 수 있는게 아니다.)

      임금님의 은혜를 이제 더욱 알겠습니다.

      아무리 (임금님의 은혜를) 갚고자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여기서 4수의 소부와 허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텐데요,

소부 허유 이야기와 더불어 만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

 

www.youtube.com/watch?v=P1SJzXkll0o

해남_금쇄동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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