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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김만중, 구운몽 <18> / 양소유 영웅되기, 출장, 출전 / 전문, 해설

by 뿔란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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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을 처음부터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 클릭!

2021.05.03 - [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구운몽(완판 105장본) 구운몽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전채봉은

ppullan.tistory.com

 

 

 한림이 고향에 돌아와 대부인을 모셔 와 혼례를 지내고자 했는데, 그때 토번(吐蕃)이란 도적이 변방을 쳐들어와 하북(河北)을 나누어 연(燕)나라, 위(魏)나라, 조(趙)나라가 되어 서로 장난하니 천자가 진노하여 조정 대신을 불러 의논하자, 양소유가 임금 앞에 나아가 아뢰어 말하였다.

 

  “옛날 한무제(漢武帝)는 조서(詔書)를 내려서 남월(南越) 왕을 항복 받았으니, 원컨대 폐하는 급히 조서하여 천자의 위엄을 보이십시오.”

 

2021.05.16 - [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 <6> 전문, 해설 / 전쟁! 피난갔는데... 도사님!

위의 링크 포스팅 끝부분에서  양소유(한림)의 엄마 유씨는 앞에서 아들에게 과거보다 장가가 급하다며 색시를 구해오라고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 효자 양소유는 열심히 노력해서 장원 급제도 하고, 색시도 구했습니다. 이제 양소유는 집에 가서 엄마(대부인)를 모시고 와 처가에서 혼례를 올릴 판국이었습니다만....... 
 
 고전소설마다 맨날 나오는 그 유명한 토번!이 또 쳐들어왔던 것입니다.

토번은 우리가 잘 아는 티벳입니다. 지금은 달라이 라마와 독립운동으로 유명합니다만, 토번이 고전 소설에 허구헌날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한때 강성한 나라로 중국에게 큰 위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티벳 독립을 기원합니다!

 아무튼 티벳이 쳐들어와서 공무원 비상 소집령이 내렸고, 이에 양소유도 소집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역시 주인공답게 천자(중국 황제)에게 자기 의견을 당당히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조서 : 임금의 명령을 알리는 문서

잘 나갈 때의 토번. 왼쪽 노란 덩어리가 토번. syiyaho/ www.ugoky.com 

 

 천자가,

 

  “현명하다.”

 

하시고, 즉시 한림을 명하여 조서를 만들어 세 나라에 보내니, 조왕과 위왕은 즉시 항복하고 무명 천 필을 드렸지만, 오직 연왕은 땅이 멀고 군병이 강하기로 항복지 아니하였다.

 

 천자가 한림을 불러 말하였다.

 

  “선왕(先王)이 십만 군병으로도 항복 받지 못한 나라를 한림은 짧은 글로써 두 나라를 항복 받고 천자의 위엄을 만리밖에 빛나게 하니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겠는가?”

 

 비단 이천 필과 말 오십 필을 상으로 내리시니, 한림이 삼가 사양하며 말하였다.

 

  “모두 다 현명한 임금의 덕이오니 소신이 무슨 공이 있겠습니까? 연왕이 항복지 아니함은 나라의 부끄러움이니, 청컨대 한 칼을 짚고 연국에 가 연왕을 달래어 듣지 아니하면 연왕의 머리를 베어 오겠습니다.”

 

 천자가 장히 여겨 허락하시고 병부(兵符)를 주시니 한림이 임금의 은혜에 감사히 여겨 경건하게 절하고 나와 정사도께 하직하고 갈 때, 사도가 말하였다.

 

“슬프다. 양랑이 십륙 세 서생으로 만리 밖에 가니 노부(老夫)의 불행이다. 내 늙고 병들어 조정 의논에 참여치 못하나 상소하여 다투고자 한다.”

 

병부 : 병부란 나무쪽으로된 병사를 동원하는 부적으로 이 나무쪽으로 된 부적에다 글자를 쓴 후 반을 쪼개어 한쪽은 왕이 한쪽은 각 지방의 지방관이 가지고 있다가 전쟁과 같이 군대를 동원해야 할때 왕이 편지와 함께 병부를 보내면 지방관이 병부를 맞추어보고 군대를 동원하였다 이렇게 병부를 맞추어보는데서 부합이라는 용어가 유래됐다. 병부를 소지하는 이유는 군대가 왕명에 의해서만 움직여야 하기 때문. 병부를 맞춰보지 않고 지방관이 자의로 군을 움직인다면 그것은 반역이기 때문이다.

노부 : 늙은 남자. 정사도가 자기 자신을 노부라 칭하고 있다.

병부를 넣어가지고 다닌 병부 주머니. 사슴가죽으로 만들었다. / 서울역사박물관

 

 한림이 말하였다.

 

  “장인께서는 과히 염려치 마십시오. 연나라는 솥에 든 고기요, 구멍에 든 개미라 무슨 염려하겠습니까?”

 

 부인이 말하였다.

 

  “좋은 사위를 얻은 후로 늙은이 기쁨과 노여움을 위로 받았는데 이제 어찌 될 지 알 수 없는 땅에 가시니 어찌 슬프지 아니하겠는가? 바라건대 빨리 성공하고 돌아오시오.”

 

 한림이 화원에 들어가 행장을 차려 떠나려 할 때, 춘운이 소매를 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상공이 한림원에 가셔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시는데 이제 만리 밖에 가시니 볼 지키다 울까 합니다.”

 

 한림이 웃으며 말하였다.

 

  “대장부는 나라 일을 당하여 사생을 돌아보지 아니하니 어찌 사사로운 감정을 생각하겠는가? 춘랑은 부질없이 슬퍼하여 꽃 같은 얼굴을 상하게 말고 소저를 편히 모셔 내가 공을 이뤄 허리에 말 같은 인(印)을 차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라.”

 

하고 갔다.

 

행장 : 여행 짐.
사생 : 생사, 죽고 사는 것.
춘랑 : 가춘운의 성은 가, 이름은 춘운. 이름의 첫글자에 젊은 사람을 뜻하는 '랑'을 붙였다.

 양소유는 연나라에 가서 설득이나 전쟁을 하러 떠납니다. 자신의 첩인 가춘운에게 슬퍼하다 미모를 해치지 말라고, 그리고 자신의 부인이 될 정경패를 잘 모시고 있으라고 합니다. 공을 이루면 허리에 말 같은 인을 차고 돌아오겠다고 하는데요, '인'은 도장입니다. 그러니까, 공을 세우면 황제가 높은 자리를 줄 거고 높은 자리의 관리는 자신을 증명하고, 문서에도 쾅쾅 찍어대는 도장을 가지고 다닐테니, 그 의기양양한 도장을 허리에 차고 돌아오겠다는, 그러니까 "오빠가 출세해서 돌아올게!"이렇게 말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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