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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김만중, 구운몽 <13> / 정경패와 가춘운의 결혼 준비 / 전문, 해설

by 뿔란 202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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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3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구운몽(완판 105장본) 구운몽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전채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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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는 부인이 한림의 저녁 반찬을 장만하는데 소저가 보고 말하였다.

 

  “한림이 화원에 오신 후로 의복과 음식을 친히 염려하시니 소저가 그 괴로움을 당하고자 하나 인정(人情)이나 예법(禮法)에 맞지 않아 못하지만, 춘운이 이미 장성하여 족히 온갖 일을 당할 수 있으니 화원에 보내어 한림을 섬기게 하여 노천의 수고를 덜까 합니다.”

 

 어느 사이 양소유는 정경패네 집에 머물게 되었군요. 미래의 장모인 정경패 엄마가 양소유의 옷, 식사 등을 다 챙겨주시나 봅니다. 정경패는 예의범절을 따지자니, 자신이 직접 양소유의 치닥꺼리를 해주지는 못하겠다며, 대신, 친구 같은 여종, 춘운을 보내 양소유의 시중을 들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참... 옛날 사람들 생각은 알다가도 모르겠.....

 

 부인이 말하였다.

 

  “춘운이 얼굴과 재주로 무슨 일을 못 당하겠느냐마는 춘운의 얼굴과 재주가 너와 진배없으니, 먼저 한림을 섬기면 반드시 부인의 권한을 빼앗아 갈까 염려 되는구나.”

 

 소저가 말하였다.

 

  “춘운의 뜻이 소저와 함께 한 사람을 섬기고자 하는 것이니 따르지 아니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또 춘운을 먼저 보내면 권한을 빼앗길까 염려하시지만, 한림이 나이 어린 서생으로 재상가 규방(閨房)에 들어와 처녀를 희롱하니 그 기상이 어찌 한 아내만 지키어 늙겠습니까. 타일승상부(丞相府)의 많은 녹봉을 먹을 때 춘운 같은 자색이 몇일 줄을 알겠습니까?”

 

그래도 정경패 엄마가 제일 합리적인 생각을 합니다. 물론 춘운이 무슨 일이든 잘 하겠지. 하지만, 춘운이 너만큼 예쁘고 너만큼 똑똑한데....  먼저 한림을 섬기면 부인의 권한을 빼앗아 갈까 두렵다고 합니다. ..... 그러니까.... 정경패가 말한 '온갖 일을 당할 수 있다', 즉 '온갖 일을 감당해 낼 수 있다'는 뜻에는 .... 음음..... 19금까지 포함입니까... 미쳤나봐요, 옛날 인간들. 

게다가.... 원래 춘운은 자신의 주인인 정경패와 같은 남자를 섬기고 싶어 했답니다.... 충격!!!

그리고 정경패는 말합니다. 양소유가 여자랑 좀 말도 하고 얼굴 보려고 여장하고 국무총리(재상이니까요..) 집에 들어오는 인간이다. 이미 싹수가 노랗다. 반드시 여자가 많은 것이다. 게다가 타일(다른 날,... 그러니까 미래의 썸데이에) 승상이 되어 고액 연봉을 받을 때, 춘운 정도 되는 이쁜 여자는 주변에 많을 것이다. 그러니까, 어차피 나 혼자 소유하지 못할 남자, 춘운이가 먼저 .... 음.... 마누라 노릇해도 괜찮다!!!

 부인이 사도께 고하자, 사도가 말하였다.

 

  “어찌 나이 어린 남자로 빈 방 촛불만 벗삼게 하겠소.”

 

정경패 아빠는, 아주 당연하게, 젊은 남자를 혼자 자게 하면 안 된다고... 여자랑 자게 해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 진짜 옛날 사람들, 아 진짜.... 이런 거 진짜 김만중과 그 시절 아저씨들의 로망이었을까요? ㅜㅜ

 

 이날 소저가 춘운에게 말하였다.

 

  “춘랑아, 내 너와 어려서부터 동기같이 지냈는데 나는 이미 한림의 납채를 받았거니와 너도 나이가 자랐으니 백 년 대사를 염려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을 섬기고자 하는냐?”

 

 춘운이 말하였다.

 

  “소저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첩은 소저를 따라 한 사람을 섬기고자 하오니, 원컨대 소저는 버리지 마십시오.”

 

한림의 납채를 받았거니와 : (현대적으로 말하자면) 상견례를 끝내고 예식장 계약을 끝냈고

백 년 대사를 염려 : 시집가야지?

첩은 소저를 따라 한 사람을 섬기고자 하오니 : 네 남편이 내 남편

 

 소저가 말하였다.

 

  “내 본디 춘랑의 뜻을 안다. 의논코자 하는 일이 있으니 어떠하냐? 한림이 거문고 한 곡조로 규중 처녀를 희롱하였으니 그 욕이 중하구나. 우리 춘랑이 아니면 누가 나를 위하여 그 치욕을 씻어 주겠는가? 종남산(終南山) 자각봉(紫閣峯)은 산이 깊고 경개가 좋다. 춘랑을 위하여 별도의 작은 방을 지어 춘랑의 화촉을 베풀고, 또 사촌형 십삼낭(十三郎)과 기특한 꾀를 내면 내 부끄럼을 씻게 될 것이다. 춘랑은 한번 수고를 아끼지 말라.”

 

√  그 욕이 중하구나 : 자존심 강한 총리 따님... 정경패. 양소유에게 복수를 다짐 중.

춘랑을 위하여 별도의 작은 방을 지어 춘랑의 화촉을 베풀고 : 춘운을 춘랑이라고 부르고 있죠. 춘운을 위해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요새로 치면 이 정도? 첫날 밤을 위해 원룸을 지어 준다는 말?

사촌형 십삼낭(十三郎)과 기특한 꾀를 내면 : 장차 정경패의 사촌이 등장할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사촌의 도움을 받아 양소유에게 복수를!!! 양소유, 감히 우리 엄마와 나를 속이고, 나를 꼬시려고 했어? 정의의 이름으로 너를 용서치 않겠..... 다고 하는 정경패씨.

 춘운이 말하였다.

 

  “소저의 말씀을 어찌 사양하겠습니까마는 타일에 무슨 면목으로 한림을 뵙겠습니까?”

 

 소저가 말하였다.

 

  “군사의 무리는 장군의 명령을 듣는다 하니, 춘랑은 한림만 두려워하는구나.”

 

 춘랑이 웃으며 말하였다.

 

  “죽기도 피하지 못하는데 소저의 말씀을 어찌 좇지 아니하겠습니까?”

 

서울대에 전시된 구운몽,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라고 한다. / By Salamander724 - 자작,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785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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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30 - [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 <14> / / 전문, 해설

 

김만중, 구운몽 <14> / / 전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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