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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2>

by 뿔란 2021.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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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을 못 보신 분들은 보고 오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 링크 클릭!

2021.05.03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구운몽(완판 105장본) 구운몽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전채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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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징, 동정호의가을달(조선)_ 국립중앙박물관

 

구운몽 상 <2> 

상권, 하권 구분은 원문에 따른 것이고, <1>은 블로그 포스팅을 나눠서 하기 위함이다.

 

 

연화산 아래에 당도하니 취기가 크게 일어나 갑자기 생각하여 말하였다.

 

사부(師傅)께서 만일 나의 취한 얼굴을 보면 반드시 무거운 벌을 내리실 것이다.’

 

하고, 가사를 벗어 모래 위에 놓고 손으로 맑은 물을 쥐어 얼굴을 씻는데, 문득 기이한 향내가 바람결에 진동하니 마음이 자연 호탕하였다.

성진이 이상히 여겨 말하였다.

 

향내는 예사로운 초목의 향내가 아니다. 중에 무슨 기이한 것이 있는가?”

 

하고, 다시 의관을 정제하고 길을 찾아 올라가니, 이때 팔선녀가 돌다리 위에 앉아 있었다. 성진이 육환장을 놓고 합장하여 재배하고 말하였다.

 

모든 보살님은 잠깐 소승(小僧)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천승(賤僧) 연화 도량 육관대사의 제자로서 사부의 명을 받아 용궁에 갔다 오는데, 좁은 다리 위에 모든 보살님이 앉아 계시니 천승이 길이 없어 부탁합니다, 잠깐 옮겨 앉아서 길을 빌려주십시오.”

 

동정호 용왕이 권하는 술을 마시고 돌아오던 성진, 스승에게 혼날 것만 염려하던 중, 돌다리에서 팔선녀를 만나는데, 두둥!!! 이것이 호탕한 다다익선(많을수록 좋다!는 뜻의 사자성어) 러브스토리의 시발점!!!

천승 : 천한 승려. 승려가 자신을 낮추어 하는 말.

 

직지사 http://www.jikjisa.or.kr/bbs/content.php?co_id=1030

 

팔선녀가 대답하고 절하며 말하였다.

 

등은 남악 위부인의 시녀인데 부인의 명을 받아 연화 도량 육관대사께 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리 위에 잠깐 쉬고 있습니다. <예기(禮記)> 남자는 왼편으로 가고, 여자는 오른편으로 간다.’ 하였습니다. 등이 먼저 앉았으니, 원컨대 화상(和尙)께서는 다른 길을 구하십시오.”

 

성진이 답하여 말하였다.

 

물은 깊고 다른 길이 없으니 어디로 가라 하십니까?”

 

선녀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옛날 달마존자(達磨尊者) 하는 대사는 꽃잎을 타고도 바다를 육지같이 왕래하였으니, 화상이 진실로 육관대사의 제자라면 반드시 신통한 도술이 있을 것이니, 어찌 같은 조그마한 물을 건너기를 염려하시며 아녀자와 길을 다투십니까?”

 

팔선녀, 성진에게 수작거는 중!

화상 : 불교 수행을 많이 한 승려. 승려를 높여 부르는 말.

 

달마존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링크 클릭!

2021.06.08 - [이것은 상식인가 잡소리인가] - 달마도 / 달마대사 / 보리달마 / 보디다르마 / 달마 외모

 

달마도 / 달마대사 / 보리달마 / 보디다르마 / 달마 외모

 우리가 남의 집에 갔을 때, 벽에 커다란 액자가 걸려 있는 경우가 있다. 대개 그 액자는, 결혼 사진, 성경 구절이나 예수, 아니면 호랑이일 때도 있지만... 또한 많은 집에는 달마도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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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진이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모든 낭자의 뜻을 보니 이는 반드시 값을 받고 길을 빌려주시고자 하는 것이니, 본디 가난한 중이라 다른 보화는 없고 다만 행장에 지닌 백팔염주 있으니, 빌건대 이것으로 값을 드리겠습니다.“

 

하고, 목의 염주를 벗어 손으로 만지더니 복숭아꽃  가지를 던지거늘, 팔선녀가  꽃을 구경하니 꽃이 변하여  쌍의 구슬이 되어  빛이 땅에 가득하고 상서로운 기운은 하늘에 사무치니 향내가 천지에 진동하였다.

팔선녀가 그제야 일어나 움직이며 말하였다.

 

  “과연 육관대사의 제자구나.”

 

하며, 각각 하나씩 손에 쥐고 성진을 서로 돌아보고 웃으며 바람을 타고 공중을 향해 갔다. 성진이 홀로 돌다리 위에서 눈을 들어보니 팔선녀는  곳이 없었다.

 

벽조목 백팔 염주 https://blog.daum.net/banyayee/8748336

쉬운 남자, 성진ㅜㅜ 이미 팔선녀에게 정신 팔리심.

 

한참 후에 채색 구름이 흩어지고 향내가 사라지니 성진이 마음을 진정치 못하여 홀린 취한 돌아와 용왕의 말씀을 대사께 아뢰자, 대사가 말하였다.

 

어찌 늦었는가?”

 

성진이 대답해 말하였다.

 

용왕이 심히 만류하기에 차마 떨치지 못하여 지체하였습니다.”

 

대사가 대답하지 아니하고,

 

방으로 가라.”

 

하였다.

 

 성진이 돌아와 밤에 혼자 빈방에 누우니 팔선녀의 말소리가 귀에 쟁쟁하고 얼굴 빛은 눈에 아른거려 앞에 앉아 있는 , 옆에서 당기는 마음이 황홀하여 진정치 못하다가 문득 생각하였다.

 

 ‘남자로 태어나서 어려서는 공자와 맹자의 글을 읽고, 자라서는 요순 같은 임금을 섬겨, 나가면 백만 대군을 거느려 적진에 횡행하고, 들어서는 백관(百官) 장악하는 재상이 되어 몸에는 비단 두루마기를 입고, 허리에는 황금으로 만든 도장을 차고, 임금을 섬기고 백성을 달래며, 눈에는 아리따운 미색을 희롱하고, 귀에는 좋은 풍류 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당대에 자랑하고 공명을 후세에 전하면 그것이야말로 진실로 대장부의 일일 텐데 슬프다, 우리 불가는 다만 바리때 밥과 정화수요, 수삼 경문과 백팔염주일 따름이요, 도가 허무하고 덕이 사라져 없어지니, 가령 도통한 넋이 한번 불꽃 속에 흩어지면 한낱 성진이 세상에 났던 줄을 알리오.’

 

 이럭저럭 잠을 이루지 못하여 밤이 이미 깊었다, 눈을 감으면 팔선녀가 앞에 앉았고 눈을 떠보면 문득 데가 없었다.

 

여자에게 홀린 성진은 급기야 삶의 방향성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고.... 

유교에서 인간의 이상적 삶은 입신양명(立身揚名), 즉 '몸을 세워 이름을 떨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관직에 나아가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이 유교의 이상적 삶이다. 강호한정하는 은일지사의 삶은 입신양명이 어려울 때 택하는 차선책일 뿐! 여자에게 홀린 성진은 여자와 함께, 능력만 되는 여러 여자와 함께 할 수도 있는 유교적 삶에 마음이 끌리는데...

 

 

 

 

.....................................................................................................3탄으로 계속됨다

2021.05.07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3>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3>

성진이 크게 뉘우쳐 말하였다. “불법(佛法)공부는 마음을 정하는 것이 제일인데 이 사사로운 마음이 이렇듯 일어나니 어찌 앞날을 바라겠는가?” 하고, 즉시 염주를 굴리며 염불을 하는데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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