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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김만중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3>

by 뿔란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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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내용을 못 보신 분은 <1>부터

2021.05.03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1>

구운몽(완판 105장본) 구운몽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전채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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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상 <3> 

 

성진이 크게 뉘우쳐 말하였다.

 

불법(佛法)공부는 마음을 정하는 것이 제일인데 사사로운 마음이 이렇듯 일어나니 어찌 앞날을 바라겠는가?”

 

하고, 즉시 염주를 굴리며 염불을 하는데 갑자기 밖에서 동자가 급히 말하였다.

 

사형은 주무십니까? 사부께서 부르십니다.”

 

성진이 크게 놀라 동자를 따라 바삐 들어가니 대사가 모든 제자를 거느려 있는데 촛불이 대낮 같았다. 대사가 크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성진아, 죄를 아느냐?"”

 

성진이 크게 놀라 신을 벗고 뜰에 나려 엎드려 말하였다.

 

소자가 사부를 섬긴 년이 넘었지만 조금도 불순불공한 일이 없었으니 죄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사가 크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용궁에 술을 먹었으니 죄도 있거니와 오가다 돌다리 위에서 팔선녀와 함께 언어를 희롱하고 주었으니 어찌하며, 돌아온 선녀를 그리워하여 불가의 경계는 전혀 잊고 인간 부귀를 생각하니 그러하고서 공부를 어찌 하겠느냐, 죄가 중하여 이곳에 있지 못할 것이니, 가고자 하는 데로 가거라.”

 

육관대사 기준, 성진이 지은 죄목들

1. 술 마심(계율을 어김)   
2. 이성과 어울려 놈. 
3. 중질 때려치고 부귀영화를 좇고 싶어함. 

 

 

성진이 머리를 두드리고 울며 말하였다.

 

소자가 있어 아뢸 말씀이 없지만, 용궁에서 술을 먹은 것은 주인이 힘써 권하였기 때문이요, 돌다리에서 수작한 것은 길을 빌리기 위함이었고, 방에 들어가 망령된 생각이 있었지만 즉시 잘못인 줄을 알아 다시 마음을 정하였으니 무슨 죄가 있습니까? 설사 죄가 있다면 종아리나 때리셔 경계하실 것이지 박절하게 내치십니까? 소자가 십이 세에 부모를 버리고 친척을 떠나 사부님께 의탁하여 머리를 깎아 중이 되었으니, 그 뜻을 말한다면 부자의 은혜가 깊고 사제의 분별이 중하니, 사부를 떠나 연화도량을 버리고 어디로 가라 하십니까?”

 

대사가 말하였다.

 

네 마음이 크게 변하여 산중에 있어도 공부를 이루지 못할 것이니 사양치 말고 가거라, 연화봉을 다시 생각한다면 찾을 날이 있을 것이다.”

 

하고, 이어서 크게 소리쳐 황건역사(黃巾力士)를 불러 분부하여 말하였다.

 

이 죄인을 압송하여 풍도(豐都)에 가 염라대왕께 부쳐라.”

 

황건역사다. 황건을 어깨에 둘렀다.

황건역사 : 말뜻대로 풀자면 '누런 두건을 쓴 힘센 선비'이다. '힘센 저승신장(한국 고전소설 독해사전)'을 말한다. '신장'은 '무속에서 용맹스러운 장군에 해당하는 무속신격[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신장(神將))]'이다. 무속 뿐 아니라 불교, 도교 등에서도 신장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법계(法界)를 지키는 용맹스러운 장군쯤으로 보면 되겠다.

풍도 : 불교의 10대 지옥 중 9번째 지옥. 불륜 남녀가 가는 곳으로 살을 에이는 바람이 분다.

 

       불교의 지옥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로.

      www.culturecontent.com/content/contentView.do?content_id=cp043319750001

 

흥천사 시왕도 (시왕 : 10대 지옥에 각각 한 명의 왕이 있어 10왕.)

 

성진이 이 말씀을 듣고 간장이 떨어지는 듯하였다. 머리를 두드리며 눈물을 흘리고 사죄하여 말하였다.

사부, 사부님은 들으십시오. 옛적 아란존자(阿難尊者)는 창가(娼家)에 가 창녀와 동침하였지만 석가여래께서 오히려 죄하지 아니하였으니, 소자가 비록 근신하지 않은 죄가 있으나 아란존자에게 비하면 오히려 가벼운데, 어찌 연화봉을 버리고 풍도로 가라 하십니까?”

 

대사가 말하였다.

 

아란존자는 비록 창녀와 동침하였으나 그 마음은 변치 아니 하였지만, 너는 한번 요색(妖色)을 보고 전혀 본심을 잃으니 어찌 아란존자와 비교하겠는가?”

 

아란존자

: '아난다'라고도 한다. 불교 석가모니불의 10대 제자 중 1명. 석가모니의 사촌형제로 석가모니의 시자(侍者). 석가모니의 모든 법문을 듣고 기억하여 석가모니 사후 경전을 만들 때 아란의 암송을 받아 적어 만들었다. 불교의 모든 경전이 '여시아문(如是我聞: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으로 시작하는데, 이때의 '아(나)'가 아란존자, 아난다이다.
 외모가 출중하여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혹은 스토킹을 당하기도 했다.

 여기 나오는 '창녀와 동침'은 미저리 스타일 여성이 마법을 사용하여 아난다를 유혹했던 일.

 

 

석굴암 아난다

 

 성진이 눈물을 흘리고 마지 못하여 부처와 대사께 하직하고 사형(師兄)과 사제(師弟)를 이별하고, 사자(使者)를 따라 수만 리를 행하여 음혼관(陰魂關) 망향대(望鄕臺)를 지나 풍도에 들어가니 문을 지키는 군졸이 말하였다.

 

  “이 죄인은 어떤 죄인이요?”

 

 황건역사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육관대사의 명으로 이 죄인을 잡아왔노라.”

 

 귀졸(鬼卒)이 대문을 열자, 역사(力士)가 성진을 데리고 삼라전(森羅殿)에 들어가 염라대왕께 뵈니 대왕이 말하였다.

 

  “화상(和尙)이 몸은 비록 연화봉에 매였으나, 화상 이름은 지장왕(地藏王) 향안(香案)에 있어 신통한 도술로 천하 중생을 건질까 하였는데, 이제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성진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고하여 말하였다.

 

  “소승이 사리가 밝지 못하여 사부께 죄를 짓고 왔으니, 원컨대 대왕은 처분하십시오.”

 

성진이 지옥으로 끌려가 염라대왕을 만났다. 염라대왕은 이미 성진을 알고 있고, 성진이 장차 중생을 구제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음을 말한다. '화상'은 성진이 승려이므로 화상이라 부른 것이다. 성진이 연화봉에 있지만, 지장왕(지장보살)이 이미 성진을 훌륭한 승려로 화이트리스트에 넣어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참 후에 또 황건역사가 여덟 죄인을 거느리고 들어오자, 성진이 잠깐 눈을 들어 보니 남악산 팔선녀였다.

염라대왕이 또 팔션녀에게 물었다.

 

남악산 아름다운 경치가 어떠하기에 버리고 이런 데 왔느냐?”

 

선녀 등이 부끄러움을 머금고 대답해 말하였다.

 

첩 등이 위부인 낭랑의 명을 받아 육관대사께 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성진 화상을 만나 문답한 말씀이 있었는데 대사가, 첩 등이 좋은 경계를 더럽게 하였다 하여 위부인께 넘겨 첩 등을 잡아 보냈습니다. 첩 등의 괴로움과 즐거움이 다 대왕의 손에 매였으니, 원컨대 좋은 땅을 점지해 주십시오”.

 

염라대왕이 즉시 지장왕(地藏王)께 보고하고 사자(使者) 아홉 사람을 명하여 성진과 팔선녀를 이끌고 인간 세상으로 보냈다.

 

성진에 이어 팔선녀도 죄인 신분으로 염라대왕에게 끌려왔다. 성진과 팔선녀, 이들 아홉 사람은 모두 인간 세상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다음 편에서부터 펼쳐질 이 인간세상에서의 일이 꿈에 해당한다. 

 

합천 해인사 지장시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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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대표 보살 2] 지장보살 - 지옥에서 반가운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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