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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에게 6 김기림에게·6 기림 대인(大人). 여보! 참 반갑습디다. 가지야마에마치(鍜治屋前町[하치옥전정])주소를 조선으로 물어서 겨우 알아 가지고 편지했는데 답장이 얼른 오지 않아서 나는 아마 주소가 또 옮겨진 게로군 하고 탄식하던 차에 반가웠소. 여보! 당신이 배구 선수라니 그 배구 팀인즉 내 어리석은 생각에 세계 최강 팀인가 싶소그려! 그래 이겼소? 이길 뻔하다 만 소위 석패를 했소? 그러나 저러나 동경 오기는 왔는데 나는 지금 누워 있소그려. 매 오후면 똑 기동 못할 정도로 열이 나서 성가셔서 죽겠소그려. 동경이란 참 치사스런 도십디다. 예다 대면 경성이란 얼마나 인심 좋고 살기 좋은 ‘한적한 농촌’인지 모르겠습디다. 어디를 가도 구미가 당기는 것이 없소그려! 꼴사납게도 표피적인 서구적 악습의 말하자면 그나마.. 2021. 6. 21.
장정일,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김춘수, '꽃' 패러디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김춘수의 을 변주하며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 ​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 ​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 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속 버튼을 눌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는 라디오가 되고 싶다. 문학계의 빛나는 스타였던 장정일 작가의 시입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패러디한 작품인데요, 이제는 무려 고등학교 교과서, 모의고사 등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니 무슨, 사드 후작이 살던 시절도 아니고 소설이 야해서, 더러워서 작가를.. 2021. 6. 20.
김만중, 구운몽 <13> / 정경패와 가춘운의 결혼 준비 / 전문, 해설 처음부터 보실 분은 아래 링크 클릭! 2021.05.03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김만중] -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김만중, 구운몽_ 전문, 해설 구운몽(완판 105장본) 구운몽 목록 양소유는 초나라 양치사의 아들이니 승명(僧名)은 성진이라. 팔선녀라. 정경패는 정사도의 딸이니 영양공주라. 이소화는 황제의 딸이니 난양공주라. 전채봉은 ppullan.tistory.com 하루는 부인이 한림의 저녁 반찬을 장만하는데 소저가 보고 말하였다. “한림이 화원에 오신 후로 의복과 음식을 친히 염려하시니 소저가 그 괴로움을 당하고자 하나 인정(人情)이나 예법(禮法)에 맞지 않아 못하지만, 춘운이 이미 장성하여 족히 온갖 일을 당할 수 있으니 화원에 보내어 한림을 섬기게 하여 노천의 수고를 덜.. 2021. 6. 20.
김기림에게 5 김기림에게·5 기림 형. 기어코 동경 왔소 와보니 . 실망이오. 실로 동경이라는 데는 치사스런 데로구려! 동경 오지 않겠소? 다만 이상을 만나겠다는 이유만으로라도……. 『삼사문학』동인들이 이곳에 여럿이 있소. 그러나 그들은 어디까지든지 학생들이오. 그들과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인제 그만하고 늙었나 보이다. 『삼사문학』에 원고 좀 주어 주오. 그리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새 세기의 영웅들을 위하여 귀하가 귀하의 존중한 명성을 잠깐 낮추어 『삼사문학』의 동인이 되어줄 의사는 없는지 이곳 청년들의 갈망입니다. 어떻소? 편지 주기 바라오. 이곳에서 나는 빈궁하고 고독하오. 주소를 잊어서 주소를 알아 가지고 편지하느라고 이렇게 늦었소. 동경서 만났으면 작히 좋겠소? 형에게는 건강도 부귀도 넘쳐 있으니 .. 2021. 6. 20.
[전문] 김유정, 만무방 김유정 산골에, 가을은 무르녹았다. 아름드리 노송은 삑삑히 늘어박혔다. 무거운 송낙을 머리에 쓰고 건들건들. 새새이 끼인 도토리, 벚, 돌배, 갈잎들은 울긋불긋. 잔디를 적시며 맑은 샘이 쫄쫄거린다. 산토끼 두 놈은 한가로이 마주 앉아 그 물을 할짝거리고. 이따금 정신이 나는 듯 가랑잎은 부수수 하고 떨린다. 산산한 산들바람. 귀여운 들국화는 그 품에 새뜩새뜩 넘논다. 흙내와 함께 향 긋 한 땅김이 코를 찌른다. 요놈은 싸리버섯, 요놈은 잎 썩은 내, 또 요놈은 송이―--- 아니, 아니, 가시넝쿨 속에 숨은 박하풀 냄새로군. 응칠이는 뒷짐을 딱 지고 어정어정 노닌다. 유유히 다리를 옮겨 놓으며 이나무 저나무 사이로 호아든다. 코는 공중에서 벌렸다 오므렸다 연신 이러며 훅, 훅. 구붓한 한 송목 밑에 이르.. 2021. 6. 20.
김기림에게 4 김기림에게·4 기림 형. 형의 글 받았소. 퍽 반가웠소. 북일본 가을에 형은 참 엄연한 존재로구려! 워밍업이 다 되었건만 와인드업을 하지 못하는 이 몸이 형을 몹시 부러워하오. 지금쯤은 이 이상이 동경 사람이 되었을 것인데 본정서(本町署) 고등계에서 ‘도항(渡航)을 허락할 수 없음’의 분부가 지난달 하순에 내렸구려! 우습지 않소! 그러나 지금 다시 다른 방법으로 도항 증명을 얻을 도리를 차리는 중이니 금월 중순, 하순경에는 아마 이상도 동경을 헤매는 백면(白面)의 표객(漂客)이 되리다. 졸작 「날개」에 대한 형의 다정한 말씀 골수에 스미오. 방금은 문학 천년이 회신(灰燼)에 돌아갈 지상 최종의 걸작 「종생기」를 쓰는 중이오. 형이나 부디 억울한 이 내출혈을 알아주기 바라오! 『삼사문학』한 부 저 호소로(..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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