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 시대의 이야기다.
중국 신화에 따르면, 최초의 인간 반고 이후, 삼황(三皇)이 있었으니, 이들 삼황이 과연 누구인가, 누구 누구를 삼황에 넣어줄 것인가는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혹은 천황(天皇), 지황(地皇), 인황(人皇)이라고 하고, 기타 등등 많지만, 복희, 여와, 신농(神農)을 꼽기도 한다. 이들 삼황은 연속적으로 황위에 오른 세 명이 아니라, 황위에 올랐던 사람들 가운데 훌륭하다 싶은 세 명이다. 다만, 신화 시대임을 잊지 말아 달라. 신농은 염제(炎帝, '염'자를 보셔라. 불 화火가 아래 위로 쌓여 있는 무서움... ㄷㄷㄷ)라고도 불리며, 남방을 다스렸다.
삼황 중 한 명인 신농씨에게는 세 딸이 있었다. 그 중 신농의 소녀라 불리는 딸은 아빠를 도와 비를 다스리다 적송자를 좇아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한 명은 동해에 빠져 죽은 뒤, 새(날아다니는 삐약삐약 새)로 태어나 동해 바다를 메우려 매일 도력한다고 한다. 마지막 딸은 요희(瑤姬)다. (요희가 이 포스팅의 주인공이니 단락을 바꿔 본다.)
요희는 사춘기 때 죽었다. 라는 딸이 있었는데, 아리따운 소녀일 때 죽었다. 거의 신급인 신농씨의 딸이어서일까... 요희가 묻힌 고요산에는 노란 꽃이 피는 요초(瑤草)라는 풀이 자랐다. 요초를 먹으면 이성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요초에서 이미 알 수 있듯, 문제는, 언제나 사랑이었다.
요희를 가엽게 여긴 신농씨는 요희를 사천성 무산(巫山)으로 이장했다. 여기서 요희는 구름과 비의 신, 더불어 사랑의 신이 된다. 사실 이 산의 이름이.... 심상치 않다. 무... 무당이라는 뜻의 '무', 그 무산이시다. 요희가 무산 신녀(神女), 거꾸로 쓰면 여신(女神, goddess)이 된 것과 관련이 있는 이름인 것일까?
아무튼!
전국(戰國)시대의 어느 날이었다. 초(楚)나라의 회왕(懷王)이 무산에 놀러왔다. 회왕은 무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다 잠이 들었는데.......
....꿈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다!!!!!
그렇다!
그녀가 바로 무산신녀, 요희였던 것이다!
게다가 이 신녀님은 회왕을 유혹해 주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19금 그 자체인 시간을 보냈다. 요희에게 푹 빠진 회왕은 물었다.
"그대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습니까?"
요희가 대답했다.
"나는 무산 남쪽에 삽니다. 나는 아침이면 무산 산봉우리를 감싼 구름으로, 저녁에는 무산에 내리는 비로, 그렇게 양대(陽臺)에서 그대를 그리워하겠습니다."
회왕은 그녀를 그리워하며 무산 아래에 조운묘(朝雲墓, 아침 구름의 묘)라는 사당을 지었다.
이 이야기에서 나온 사자성어가 '운우지정(雲雨之情)'이다. 구름과 비의 초코파이, 정이라는 뜻인데, 남녀간의 19금 로맨스의 하룻밤을 뜻하는 말이다. '운우지락'하면, 그 하룻밤의 즐거움 .. 하핫
위에도 나왔던 양대(陽臺)는 운우지락을 누리는 공간...
또, 무산지몽(巫山之夢)이라는 말도 있다. 무산의 꿈.. 이라는 뜻이다. ㅎㅎㅎ 아이 참, 뭐 이런 꿈을 꾸고 그런답니까... ㅎㅎㅎ
여기서 잠깐!!!
이쯤되고 보니 초나라 회왕은 무척 유혹에 약한 분이 아니셨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
그러하다. 우리 불쌍한 굴원을 처음에 유배보낸 왕이 바로 이분이셨던 것이다..... 굴원이 궁금한 분은 아래 링크 클릭하셔라! (영상이 좋다면 유튜브도 준비했다!)
2020.10.12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고전산문] - 굴원, '어부사'
https://www.youtube.com/watch?v=0P-GFIWDIg4
굴원에게도 그리움의 대상이었던 초나라 회왕, 개인적으로는, 음... 잘 생겼던 게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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