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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 백아절현, 백아와 종자기 / 예술과 우정

by 뿔란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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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거문고 줄을 고르는 여인, 국립중앙박물관

 

춘추시대 초나라에 유백아라는 거문고 명인이 살았다. 

 

어느 날, 백아가 홀로 거문고를 타고 있는데, 문득 줄이 끊어졌다. 그의 경험 상, 이것은 누군가 음악을 훔쳐듣고 있다는 징조였다. 그가 살펴보니 과연, 한 나무꾼(혹은 어부..)가 몰래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 나무꾼이 바로 종자기였다.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곧 친해졌다. 

 

오랫동안 거문고를 연주해 온 백아였으나 종자기만큼 자신의 음악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백아가 강물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종자기는 곧 그것이 강물임을 알았고, 백아가 태산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종자기는 그것이 태산임을 알았다. 종자기는 가난한 젊은이에 불과했음에도 그랬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다음 봄에 다시 만나기로 한 장소에 종자기는 오지 않았다. 젊은 종자기가 먼저 죽고 말았던 것이다.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에 가 마지막 연주를 했다. 그리고 거문고 줄을 끊어 버렸다. 자신의 음악을 알아 줄 이가 세상에 없으니 더 이상 음악을 연주할 필요가 없었다. 

 

중국 계림 삼호, '지음'이라고 바닥에 새겨져 있다. / 출처 사진에

 

관련 성어들은 아래와 같다. 

 

지음(知音) : 내 음악을 알아주는 사람. 내 음악을 알아들을 만큼 진짜 친구. 음악을 아는 사람.

지기(知己) :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를 알아줄 만큼인 진짜 친구.

백아절현(伯牙絶絃) :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다. 참다운 벗의 죽음.

 

<유백아종자기금삼음> 조선, 연대와 작자 미상. / 장서각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참 재미난 분들이다. 장서각에서 발견된 작자도 시대도 알 수 없는 소설책이 있다. 뒷부분은 분실되어 없고 첫권만 남은 이 소설의 제목은 <유백아종자기금삼음> 이다. 사진 속 왼쪽 페이지, 오른쪽부터 세로로 읽자면, '유백아는 초국 영도 사람이....' 하며 소설이 시작된다. 앞의 내용은 백아와 종자기의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종자기의 죽음 이후 연결되어 서사가 펼쳐진다. 지금으로 치면 소설 이어쓰기 같은 거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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