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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원기, 물 위에 도화꽃잎이 뜬다면, 무릉도원

by 뿔란 2021.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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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릉도원(武陵桃原)! 이는 동양에서 낙원, 파라다이스, 이상향을 이르는 말이다. 복숭아에 얽힌 신화, 전설은 이미 있었으나 무릉도원과 같은 이상향, 그러니까 도원향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처음 나온다.

도연명 (본명 : 도잠, 365~427) By Chen Hongshou,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43533

  <도화원기>는 도화원기와 같이 나오는 도화원시에 대한 배경설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일단 도화원기의 내용을 살펴보자. 

 

 진(晉)나라 시절, 무릉 지방에 한 어부가 있었다. 

 어느 날, 물길 따라 배가 흘러가게 두고 있는데, 복사꽃(복숭아꽃)잎이 물에 동동 떠내려오고 있었다.

(사실 도원명기에는 그냥 배가 흘러가다보니 홀연히 도화원에 이르는데, 후대의 많은 작품에서는 물에 뜬 꽃잎을 따라가곤 한다.)

 꽃잎을 따라가 보니, 양쪽 강변에 가득 복숭아 나무가 줄지어 서서, 바람이 부는 대로 꽃잎을 뿌리고 있었다. 어부는 그 복숭아꽃길의 끝이 궁금하여 계속 상류로 올라갔는데, 강의 끝에 산이 있었고, 그 산에 작은 동굴이 있었다. 어부는 배를 두고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나가니 동굴이 탁 넓어지며,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이 나타났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좋은 옷을 입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507137

 어부를 본 그 동네 사람들은 깜짝 놀라, 

 

  "누... 누구? 어떻게 오셨어요?"

 

물었다.

 

 어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 그러자 그들은 어부를 데리고 가 술상을 차려내고, 닭을 잡아 대접했다. 어부 역시 그들이 누구인지 이곳이 어디인지 궁금했다. 그들은

 

  "아니, 저희 조상님들이 진(秦)나라 때 전쟁을 피해 이곳에 들어오셨거든요. 그 뒤 저희는 이곳에서 나가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세상과는 인연이 끊어져 버린 거죠."

 

 그들은 진(秦)나라 이후, 한나라, 위나라, 다시 진(晉)나라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부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자, 그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어부는 그곳에서 이 집 저 집에서 술과 고기를 대접받으며 즐겁게 지냈다. 

 

며칠 뒤 어부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 마을 사람들은 부탁했다.

 

"이 곳에 대해 아무에게나 말하지 말아주세요." 

 

어부는 돌아오는 길에 여기저기 표식을 남겼다. (헨젤과 그레텔인 줄....)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태수에게 찾아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알렸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돌아와보니 많은 세월이 흘렀더라고도 한다.)

 

흥분한 태수, 수하들을 시켜 도원을 찾아가게 했는데,

 

다시는, 아무도, 도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게임 메이플 스토리의 무릉도원... 아 메이플 스토리 하고 싶다....

 

 위의 내용은 도연명의 도화원기 내용을 그대로 적은 것은 아니다. 좀더 간략하게 이해하기 쉽게 써보려고 했다. 

하지만, 시는 그러면 더 안 될 것 같으니, 도연명의 시는 그대로 옮겨보자.

 

嬴氏亂天紀(영씨난천기)賢者避其世(현자피기세)黃綺之商山(황기지상산)

伊人亦云逝(이인역운서)往迹浸復湮(왕적침복인)來逕遂蕪廢(내경수무폐)

相命肄農耕(상명이농경)日入從所憩(일입종소게)桑竹垂餘蔭(상죽수여음)

菽稷隨時藝(숙직수시예)春蠶收長絲(춘잠수장사)秋熟靡王稅(추숙미왕세)

荒路曖交通(황로애교통)雞犬互鳴吠(계견호명폐)俎豆有古法(조두유고법)

衣裳無新製(의상무신제)童孺縱行歌(동유종행가)斑白歡遊詣(반백환유예)

草榮識節和(초영식절화)木衰知風厲(목쇠지풍려)雖無紀厤誌(수무기력지)

四時自成歲(사시자성세)怡然有餘樂(이연유여락)於何勞智慧(어하노지혜)

奇蹤隱五百(기종은오백)一朝敞神界(일조창신계)淳薄旣異原(순박기이원)

旋復還幽蔽(선복환유폐)借問游方士(차문유방사)焉測塵囂外(언측진효외)

願言躡輕風(원언섭경풍)高擧尋吾契(고거심오계)

 

 

 

진나라 임금이 천도 (天道)를 흐트리자

현자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네 사람의 은자들이 상산으로 갔고

그들 역시 이곳으로 피해 왔노라

은신해 갔던 발자국도 묻혀 지워졌고, 도화원으로 오던 길도 황패해 버렸노라.

서로 도와 농사에 힘들이고, 해가 지면 편하게 쉬더라.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닐이 길고, 콩과 기장 때를 따라 심는다.

봄누에 쳐서 비단실 거두고, 가을 추수 세금 안 바치더라.

황폐한 길이 희미하게 틔였고, 닭과 개가 서로 우짖고 있다.

제사도 여전히 옛 법 대로이고, 옷도 새로운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멋대로 길에서 노래하고, 백발 노인들은 즐겁게 사로 찾는다.

풀 자라니 온화한 봄철인 줄 알고,

나무 시들자 바람이 찬 겨울임을 잊노라.

비록 다력 같은 기록은 없어도, 사계절 변천으로 일년을 알 수 있노라.

기쁜 낯으로 마냥 즐겁게 살고, 애써 꾀나 재간을 피지도 않는다.

흔적 없이 가리워진지 오백 년만에, 홀연히 신비의 세계가 나타났으나

순박한 도원경과 야박한 속세 서로 맞지 않아

이내 다시 신비 속에 깊이 숨었노라.

잠시 속세에 노는 사람에게 묻겠노라. 먼지와 소음 없는 신비경을 알겠는가.

바라건대 사뿐히 바람을 타고, 높아 올라 나의 이상을 찾으리.

 

 

 

 嬴氏(영씨)...... ()나라 황제의 성. (진시황제 영정)

天紀(천기)...... 하늘의 질서, 법칙. 천도.

黃綺(황기)...... 진의 폭정을 퍼해 상산(商山)으로 몸을 숨긴 사람이 넷이다.  綺里季(기리계), 甪里(녹리)선생, 東園公(동원공), 夏黃公(하황공). 이들을 商山四皓(상산사호)라고 부른다.[여기에서는 기리계와 하황공을 뜻한다]

之商山(지상산)... 상산으로 가다. 상산은 현 섬서성에 있는 산.

伊人(이인)....... 이 사람들. 즉 도화원(桃花源)에 사는 사람들.

亦云逝(역운서)... 또한 갔다고 한다. ()은 어조사로 보아도 좋다.

往迹(왕적)........ 그들이 간 발자취

()............ 점차로. 차차.

()............ 인몰 하다. 묻혀 없어지다.

來逕(내경)...... 도화원으로 왔던 길.

蕪廢(무폐)....... 황폐하다.

相命(상명)........ 서로 도와주다. 또는 격려하다.

()............ 힘들여 일하다. 애쓰다. 노력하다.

日入從所憩(일입종소게)... 해가 지면 각자 제집에서 쉰다. 擊壤歌(격양가)에 있다. 해가 뜨면 일 하고, 해가 지면 쉰다. ...........그늘이 흠뻑 드리우고 있다. 

()............. 심다.

荒路(황로)....... 황폐하고 풀에 덮인 길.

()............. 아득하다. 흐리다.

俎豆(조두)......... 제기(祭器)와 제기를 받히는 대.

童孺(동유)......... 어린아이들. ()는 젖먹이.

縱行歌(종행가)... 제멋대로 다니면서 노래를 한다.

斑白(반백)....... 머리가 횐 노인.

歡遊詣(환유예)... 즐거운 낯으로 왔다갔다하며 서로 방문한다.

草榮(초영)........ 풀이 잘 자라다.

節和(절화).......... 계절이 고르다. 즉 봄철이 되었다는 뜻.

風厲(풍려)........ 바람이 세다. 즉 겨울이 되었다는 뜻.

紀厤誌(기력지)... () (). ()은 달력. ()는 책. 기록.

怡然(이연)........ 즐겁고 기쁘다

勞智慧(노지혜)... 고생스럽게 잔재주나 꾀를 부리지 않는다. 앞의 ()와 아울러 지혜 같은 것을 부리지 않는다는 뜻. 노자(老子)에 있다. 지혜를 부리므로서 큰 사기 가 있게 마련이다.

奇蹤(기종)....... 도화원의 자취.

五百(오백)........ ()에서 () 태원 연대까지 약 600년이다.

一朝(일조)....... 하루아침에 갑자기.

()........... 높이 나타나다.

神界(신계)....... 신비로운 세계, 즉 도화원.

淳薄(순박)....... 즉 도화원에서는 인정이 순박하다.

旣異原(기이원)... 원래 출발부터가 다르다.

()............ 이내, 즉시.

幽蔽(유폐)....... 깊이 가리워 지다.

借問(차문)....... 잠시 묻겠다.

游方士(유방사)... 속세에 살고 있는 사람.

焉測(언측)........ 어찌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塵囂外(진효외)... 먼지와 소음의 속세밖에 있는 신비로운 세계.

()............ 밟는다.

吾契(오계)........ 나와 짝이 맞는 것. 즉 도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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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 황제 영씨가 포악한 짓을 하여 하늘의 질서를 문란하게 했으므로 현명한 사람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商山四皓(상산사호) 綺里季(기리계) 夏黃公(하황공)도 상산으로 가서 몸을 숨겼다. 도화원에 사는 그들도 역시 그때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그들이 은퇴하러 갔던 발자국도 점차로 묻혀 없어지고 또 도화원으로 왔던 길도 결국은 황폐하여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외부 세계와 단절되었다.

그들은 서로 독려하고 도()와 농사에 힘을 쓰고,. 날이 저물면 저마다 편히 집에서 쉰다.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철 따라 콩과 메기장을 심는다. 춘잠으로 명주실을 마냥 뽑고, 가을 추수에도 임금에게 세금을 바치지 않는다.

풀에 덮여 황폐한 길이 있는 둥 마는 둥 희미하게 틔였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기에)마을에는 개와 닭이 서로 우짖고 있다. 제사 지내는 법도가 옛날 그대로며, 옷도 새 로운 형식을 따른 것이 없었다. 어린아이들은 제멋대로 다니며 노래를 하고, 백발의 노인들은 즐거운 듯이 서로 찾아다닌다. 풀이 잘 자라는 것을 보고 봄이 되었음은 알고. 또 나무가 시들자 바람이 찬 겨울이 되었음을 안다.

달력 같은 기록이 없어도. 사람들은 사계절의 변천으로 스스로 한 해가 지났음을 알 수 가 있다.

사람들은 노상 기쁜 낯으로 남아 돌아갈 만큼 마냥 안락하게 지내고 있으며, 또 만사에 인간적인 잔재주나 꾀를 고생스럽게 애를 써서 부리는 일 도 없다. 기적적인 도화원이 오백 년이나 나타나지 않고 있다가, 하루아침에 그 신비로운 경지가 밝게 열렸다. 그러나 도원경과 외계는 원래가 인정의 순박과 야박의 차이가 있고 서로 통할 수가 없는 까닭으로. 그 신비는 이내 다시 그윽한 곳으로 깊이 가리어져 숨어 버리고 말았다. 잠시 구속 많은 속세에서 오락가락 하는 선비들에게 묻나니 그대들은 먼지나 소음이 많은 이 속세 밖에 그렇듯이 신비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가 있겠는지.

 

시 부분 출처 : 청남 권영한 블로그,

 재인용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swings81&logNo=220846001825&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복사꽃

 

한편, 이런 신비로운 이야기에 감동을 격하게 받으셨던 걸까? 

어느 날 안평대군은 무릉도원에 가는 꿈을 꾸었다. 꿈이 퍽 인상적이었던지, 안평대군은 안견을 불러 자신의 꿈을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그 그림이 바로 그 유명한!!! 일본애들이 아직도 안 돌려주고 있는!!! 몽유도원도이다. 

 

안견, 몽유도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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