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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고전시가

[전문, 해설] 동동 1 / 고려가요

by 뿔란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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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동동을 뚝뚝 잘라서 1, 2, 3, 4편으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일단 앞부분 6월까지부터 보시죠!

 

동동

 

 동동은 전체 13장으로 이루어진 고려가요입니다. 첫 연은 서장이고, 2연에서부터 순서대로 1월에서 12월까지 배정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그것 참, 님이 떠났는데! 님이 멋진데! 나는 님이랑 되는 거냐 마는 거냐? 아이고 외로운데! 아 이 비극적인 결말이라니!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1년 12달에 맞춰 시상을 전개하는 것을 월령체 혹은 달거리 노래라고 합니다. 

월령체는 작품의 형식이 1년 열두 달의 순서에 따라 구성된 시가이다. 달거리 계통과 월령체 계통의 시가로 크게 구별된다. 달거리 계통은 매 연마다 달을 걸어 달이 한 장면을 이루면서 순서대로 구성하되 상사의 정을 내용으로 하는 유락적 서정 민요 계통이다. 월령체 계통은 매 월의 정령이나 의식 농가의 생산 활동과 관련된 내용을 서술하는 권농 또는 농촌의 풍속과 삶의 현장을 담은 실용적 교술 가사 계통이다. 달거리 계통은 양식이 발전하여 타령류와 숫자요를 파생시켰으며, 월령체 계통은 권농을 주제로 하는 교술적인 한시와 산문문학을 파생시켰다.

 

 동동은 월령체에 속합니다만, 시험을 위해서라면 굳이 달거리와 월령체의 차이까지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안 나와요! 여태까지 안 나왔습니다! 앞으로 나오면!!! 신기한 일이겠죠..... ㅎㅎㅎ 

 

 

혹시 고려가요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면 아래 클릭!

2021.03.25 - [수능국어/국어 용어들] - [장르]고려가요, 여요, 장가, 고려속요

 

[장르]고려가요, 여요, 장가, 고려속요

1. 고려가요란? 고려가요는 이름 그대로 고려시대의 노래이다. (고려가요, 여요, 장가, 고려속요... 전부 고려가요를 말한다.) 고려시대에는 어떤 노래들이 있었을까? 일단 식자층에서는 노래부를

ppullan.tistory.com

 

 

 아무튼! 본문을 보겠습니다.

서장

 

세 번째 줄은 후렴구, 여음구입니다. 매 연마다 반복되지요. '아으'는 감탄사고, '동동'은 북소리입니다. 

첫연은 서장이라고 했지요. 

 '덕은 뒤로 바치고 복은 앞으로 바치고' - 이게 첫 행의 내용입니다. 뒤로, 앞으로를 신령님께, 임금님께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첫행이 '덕은 신령님께 바치고, 복은 임금님께 바치고'가 됩니다. 이런 서장의 내용은 고려가요가 궁궐에서 공연되면서 생긴 형식들이라고 봅니다. 

 두번째 행은 '덕이며 복이라 하는 것을 바치러 옵니다' 이렇게 해석합니다.

 

 

1월

 

 이제 '정월' 그러니까 1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음력 1월이니까요 양력으로는 2월쯤 되겠네요. 1, 2행을 현대어로 풀어 보자면, 

 

 1월의 냇물은 아아 얼었다 녹았다 하는데 / 세상 가운데 태어난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이런 식입니다. 소식적, 그러니까 제가 등푸른 고등어로 처음 '동동'을 배우던 무렵, 저는 몹시 의아했습니다.

 자, 문맥을 잘 보세요. 화자는 냇물과 자신의 차이점을 보며 한탄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혼자 살아가지!!!! 1월의 냇물을 얼었다 녹았다 하는데!!!! 나만!!! 이런 내적 절규가 읽어지시나요? ㅎㅎㅎ

 냇물이는 ~~~ 하는데, 나는 ~~~ 하구나 ㅜㅜ,  이런 문맥입니다. 그러니까 냇물은 행복하고 나는 슬프다 ... ㅜㅜ 이런 말투죠.

 그런데 냇물이 행복한거 맞나요? 얼었다 녹았다 하는데? 소싯적의 저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인생이라고는 초코렛을 싼 금박지의 금속금속한 맛 정도밖에 모를 때였죠. 외롭고, 혼자고, 텅 비어있고, 어떤 변화도 없는 삶을 살아가는 화자는 울었다 웃었다 싸웠다 사랑하는 다채로운 삶이 부러울만도 하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기분이 안 좋습니다! 그냥 모르는 게 더 좋을 수도.... 아니 그래도 알 건 알아야....  아무튼 조상님들은 치밀하고 방대한 공동체 속에서만 사신 줄 알았는데 저런 외로움을 이리 잘 이해하셨군요. 신기합니다. 

 

 

2월

 

이거 이거 현대어로 일단 바꿔 보면요, 

 

이월 15일에, 아아 높은 곳에 켜 놓은 등불과 같아라  / 모든 사람들에게 빛을 비춰주실 모습이시다

 

이런 내용입니다. 음력 2월 15일 무슨 날일까요? 고려 시대에는 관등회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불교 행사인 연등회를 보고 즐기는 날이었던 것입니다. 

 

 (관등놀이에 대한 가장 완벽한 설명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1471

현대에는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에 맞춰 연등회가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미친다는 그 연등출제!
연등축제 서울 조계사

정월에 냇물은 좋겠다, 재미나게 살아서, 나는 너무 외롭지 ㅜㅜㅜㅜ 이러던 화자! 2월 15일에는 관등놀이를 갔습니다. 가보니까 우왕! 예전엔 밤에 빛도 별로 없는데 아름답게 만든 등불을 가득 달았으니 얼마나 아름답고 황홀한 광경이었을까요? 그 휘황찬란한 등불을 보며 화자는 말합니다.

 "저 높은 곳에 있는 등불과 같아."

 "뭐가?"

 "우리 님이!"

......... 네 화자는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콩깍지 그 잡채인 눈을 깜박거리며 화자가 덧붙입니다.

"이 세상 모오든 사람을 다 비춰주실 만큼 번쩍번쩍 멋있으셔!"

.......................

 

 

3월

삼월 되며 개한, 이 '개'가 '열다 개'입니다. 꽃이 열었다, 그러니까 꽃이 피었다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가득찰 만'자를 써서 만춘, 그러니까 초봄이 아니라 봄이 한창 무르익었을 때겠죠. '달욋고지여'는 입안에서 둥글둥글 여러 번 발음해 보세요. '달래꽃이여'와 비슷하지 않나요? ㅎㅎㅎ 옛날에는 꽃을 '곶', 칼을 '갈'이라 했습니다. 옛날사람들 뭔가 순둥순둥하게 발음했나봐요.

 아무튼!!! 고전을 잘 읽는 팁!!! 지금 바로 공개합니다!

그거슨 바로! 문자보다 소리에 집중해라!!! 

네~ 그렇습니다. 문자로 보아서는 어느 외계 행성의 문자인가, 우리 은하에서는 쓰지 않을 듯한 문자로구나. 싶은 글이 소리내어 사탕 굴리듯 입 안에서 굴리며 소리를 듣다보면 '앗, 이것은 혹시?!'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 생각의 70퍼센트는 정답에 가깝다는 진실! 

 이어지는 2행 역시 마찬가지죠. 문자는 괴상해도 '나매 브롤'을 소리내어 읽고 문자에 상관없이 소리로만 들어보세요. '남에 부러움을'과 비슷하지 않나요? '남이 부러워할' 즈즐, 그러니까 요건 외우셔야 하죠, '즈즐'은 '모습을'입니다. '디뎌'는 '지녀' '나샷다'는 '나셨다'. '즈즐'이 어렵지만 사실 좀 아까 2월에서도 나왔었죠? '즈지샷다'할 때 '즈지'가 '즈즐'의 그 아이입니다. 

 근데 이 화자는 원래 진달래꽃만 좋아하는 걸까요? 무슨 진달래꽃더러 '남들이 부러워할 모습이야, 아이 참'

왜 이러는 걸까요? 네, 사실 진달래꽃을 보고 하는 말이로되 진달래꽃에 대한 말이 아니었으니 그 훌륭한 모습을 지닌 것은 바로 화자네 '님' 되시겠습니다. ㅋ

 

3월령을 현대어로 하면 이렇겠죠.

 

3월이 되어 피어난 늦봄의 진달래꽃이여! /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니고 태어나셨다

 

 

4월~ 6월, 동동 2탄은 아래 링크 클릭!!

2023.04.05 - [문학, 전문과 해설/고전시가] - [전문, 해설] 동동 2 / 고려가요

 

[전문, 해설] 동동 2 / 고려가요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동동을 뚝뚝 잘라서 1, 2, 3, 4편으로 포스팅 중입니다. 오늘은 2편! 아! 1편부터 보시고 싶은 분은 아래 링크 클릭! 2023.03.28 - [문학, 전문과 해설/고전시가] -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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