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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현대시

김소월, '초혼'

by 뿔란 2018.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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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푸르고 햇빛 짱짱 봄날,

뿔란입니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 다들 즐거운 계획을 실행 중이신가요?

전 오늘 일 할 예정입니다. 하드 워킹!

머니 머니 해도 머니를 벌어야죠 ㅎㅎ

 

그건 그렇고 어제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을 올리고 생각난 김에 '초혼'도 올리려고 들어왔습니다.

 

 

초혼(招魂)

김소월(金素月)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 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아 진짜.... 1925년은 어떤 해였을까요? 그 해에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집이 출간되었는데, 둘 다 어쩌라고 이리 절대적인 사랑만 이야기하나요? 물론 한용운은 포기하지 않겠다류이고 김소월은 가슴이 깨져 버린 채 멈춰버린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둘 다 절대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3.1운동 직후의 절망감이 이런 시들을 만들었을까요?

 

진달래꽃을 이야기하면서 '초혼'과 관련된 김소월님의 러브스토리가 나왔는데, 찾아보니 또 다른 러브 스토리가! 오순님이 아닌 박원옥님이 '초혼'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끙. 뭐...... 어느 쪽이 진실이든 시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제목인 초혼(招魂)은 혼을 부르는 민간 의식 '고복(皐復)'을 이르는 말입니다. 

고복은 마당에서 북쪽을 향해 '○○동리의 ○○○복·복·복'이라고 부르고 죽은 이의 윗옷을 지붕위로 던지는 행위입니다. 이후 그 던져진 옷을 지붕에서 끌어내려 사자밥과 함께 대문 바깥에 놓아 두거나, 헛간 구석에 구겨 넣거나, 시체의 가슴 위에 덮어 두었다고 합니다. 이는 사람이 죽는 것이 혼이 나간 것으로 믿고 나간 혼을 불러 사자(死者)를 소생시키려는 믿음에 연유한 행위라고 합니다만, 결국은 망자가 완전히 죽었음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증조할머니 초상을 집에서 치르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장소가 도시이기도 했고... 어려서 못 봤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실제로 고복 의식을 본 적은 없습니다.

 

1996년에 나온 영화 '학생부군신위'에서 전통 장례의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고복 의식을 본 기억이 없고요

 

2008년에 나온 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는 고복 의식이 나옵니다. 보신 분 계신가요? ㅎㅎ

 

 

.

 

 

'초혼'을 이야기할 때 또 꼭 나오는 이야기가 '망부석 설화'와의 연관성입니다만.. 이 이야기는 '정읍사'를 포스팅할 때 할까 합니다.

 

작가가 쓴 작품이 항상 그의 인생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믿어서도 곤란하고요..... 그러나 민족 자본이 하나 둘 스러져 가는 시기에 자신의 온몸으로 그 흐름을 맞으며 나라 잃은 시인으로....아버지의 비참한 죽음과 어머니의 슬픔 속에 자라,  14세에 어른들의 결정으로 이미 결혼하여 가정을 지키며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또 다른 사랑을 했던 김소월 시인... 참 여러 모로 슬픈 삶을 살았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소월은 그런 아픔을 숙성시켜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썼습니다. 시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생활에 묻혀 살아가느라 잊고 있던 우리의 가슴을 깨워줍니다. 한 시대, 한 개인의 아픔이 어떻게 이런 울림을 주는 걸까요?

 

그것은 소월이라는 시인이 지닌 영혼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새벽 4시 19분이네요. ㅎㅎ 저는 다시 자러 갑니다.

모두 꿀잠, 로또대박꿈,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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