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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현대시

윤동주, 또 다른 고향

by 뿔란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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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

 윤동주 시인은 1940년대의 저항 시인으로 유명합니다만, 사실 생전에 윤동주의 시는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시집을 내려고 서문에 해당하는 <서시>까지 쓰고, 준비를 했습니다만, 시절이 하 수상하니 위험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 미루었던 것이죠. 그럼에도 윤동주는 일본 유학 중 결국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1945년 광복을 몇 달 앞두고 옥 중에서 죽었습니다. 731부대의 마루타 설 등,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습니다만, 어떻게 보아도 가슴 아픈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시들은 아직까지 우리의 마음을 울리고 있으니, 

 

윤동주 시인의 시, <또 다른 고향>입니다.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 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風化作用)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백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

 

  제목부터 좀 특이하죠. '또 다른 고향'입니다. 

 

 1연에서 화자는 고향에 돌아왔는데, 그 밤, 화자의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고 하네요. (보통 이 '고향'은 부정적인 곳이라고 해석합니다.)

 

 2연을 보자니, 좀 신비로운 느낌입니다. 시의 세계가 일상의 세계와는 좀 달라 보입니다. 

 

 3연, 화자의 백골은 점점 사라져가는 모양입니다. 곱게 풍화작용을 한다니까요. 그런 백골을 들여다보며 화자는 웁니다. 그런데 화자는 하나가 아닙니다. 사실 백골도 화자의 백골이니 화자의 일부인 것이지요. 그래서 화자는 세 개의 '나'로 나뉘어 있습니다. '나', '백골', '아름다운 혼'. 

 '아름다운'이라는 말로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만, '아름다운 혼'이 화자의 가장 좋은 부분이겠네요. 

어쨌든 화자는 웁니다. 화자의 백골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사라지니까요. 어쩌면 백골은 화자의 육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 화자의 육체라고 딱히 집어 말하면 뒤의 내용과 더불어 좀 곤란해질 수 있으니까요, (죽음을 말하는 것, 게다가 죽음을 말하며 '어서 가자'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백골을 육체라고는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4연, '지조 높은 개'는 '어둠을 짖'습니다. '지조 높은'이라는 수식어로 알 수 있듯, 이 개는 상당히 좋은 녀석인데, 이 좋은 개가 짖어서 쫓아버리려는 '어둠'은 나쁜 녀석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이라고 하네요. 도대체 화자는 어떤 사람이길래, 개가 쫓아버리려 할까요. 혹은 지금 화자가 있는 고향이 안 좋은 곳이라 쫓아내는 걸까요? 화자를 위해? 

 

5연. 쫓기는 사람처럼 백골은 버려두고 '아름다운 또 다른 고향에 가자'는 것으로 시가 끝납니다. 참 쉬운 듯 어려운 시입니다. 백골은 나쁜 부분이니 버려두고 가는 걸까요?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으로 보아 '또 다른 고향'은 분명 좋은 곳입니다. 음.... 아무튼 좋은 곳으로 가자 했으니 긍정적인 지향을 노래한 시인 것으로!!! 

 

하지만, 학교식 문학을 떠나면 더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겠죠. 시인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극복하며 쓴 시다.... 뭐 이런 식으로요. 윤동주 시인이 독립 운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소신 있는 청년으로서 그 시절을 살아내며 한 발 한 발 내딛기가 두려웠을 것입니다. 어쨌든, 윤동주 시인의 시는 참 아름다우면서도 생각할수록 맘이 짠해지게 만드네요.

 

 

영화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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