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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인물, 기타 문학 관련 이야기

조식, 조자건, 낙신, 복비

by 뿔란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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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역사 이전, 전설 시대, 상고 시대부터 시작됩니다. 그 시절, 복희씨(​伏羲氏), 복희, 태호 복희라 불리는 사람같지 않고 신 같은 인물이 있었습니다. 최초의 인간, 삼황오제의 첫머리를 치지하는 복희씨는 사람의 머리에 뱀, 혹은 용의 몸을 가졌다고 합니다. 여와와 한 몸이다, 남매다, 부부다..... 말도 많고..... 아무튼 이 양반이 팔괘도 그리고, 문자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게 진짜라는 증거는 없지만요. 그리고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이 복희씨 역시 동이족이라고 합니다만.

 

태호 복희씨 _ 팔괘를 그리는 중

 

아무튼, 기원전 2800년 경 살았던 이 복희씨에게는 복비(宓妃)라는 이름의 따님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 따님이 그만 낙수라는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죽은 복비는 낙수의 여신이 되었답니다. 낙수의 여신이라는 의미에서 복비를 낙신(洛神)이라고도 부른다는데요, ........ 

 

자.... 그런데요? 어쨌다고요? 이야기는 한참 세월을 따라 내려와서, 

 

그...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를 아시지요? 조조의 큰 아들, 위나라의 황제 조비는 조조를 닮았는지 매우 똑똑하게 나라를 잘 이끌었다고 합니다만..... 조비가 매우 질투하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바로 글 잘쓸고 똑똑했다는 그 조식, 조자건입니다. 조조도 생전에 조식을 매우 아꼈다고 합니다. 암튼, 그렇다고 뭐 그렇게 질투까지... 조비가 조식을 죽이려고 7걸음에 시를 짓지 못하면 너 아웃!!! 이라고 했던 일화는 유명하지요. 그랬더니 조식이 뭐, 콩을 삶는데 콩깍지를 땔감으로 쓴다며 잔인하다고 시를 지었다는데요(이름하여 7보시, 어느 것이 진짜 7보시인지 책에 따라 다른 모양입니다만,). 이 콩과 콩깍지 비유가 형제에 대한 것인지라(같은 콩), 조비가 할 수 없이 살려줬다더라... 뭐 그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사실 여기선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요, 

 

때는 바야흐로 223년, 조식은 낙양에 갔다가 자신의 봉토로 돌아가던 중, 낙하(洛河)를 지나가게 되었답니다.  조식은 그곳, 낙하(낙수)에서 복비를 노래한 '낙신'이라는 부(賦)를 썼다는군요. 그 글에서 복비는 아름다움의 상징, 사랑의 대상으로 나오는데요... 아직 더 무서운 이야기가 남았답니다. 

 

 이 '낙신'의 의미가 말입니다.. 황제에 대한 충성을 노래한(그러니까, 연군의 정을 노래..) 것으로도 본다는데요, 그보다는! 조식이 연모해 마지 않았던 형수님 .... ㅜㅜ (아, 저쪽 조씨네 집안 완전 두유 아닙니까!)

 

 조식은 자신의 형수인 문소황후를 연모했답니다. 문소황후의 남편, 조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모양인데요, 문소황후가 죽고 난 뒤 조비는 슬퍼하는 조식에게 문소황후의 베개를 주었다고도 합니다. .... 아, 진짜 문화 차이인가요? 전 이 사람들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갑니다만... 아무튼!!! 이 '낙신'이 복비를 노래하지만, 사실 복비를 빌려 문소황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ㅎㅎ

 

동진 고개지, 낙신부도_ 부분 _ 왼쪽 복비, 오른쪽 조식과 일행 _송대의 모작이라고 한다. 

위키에서 '낙신' 전문을 가져와 봅니다.

 

黃初三年 余朝京師 還濟洛川
황초(黃初) 3년[6], 나(조식)는 입조후, 돌아가는 길에 낙천[7]을 지났다.

古人有言 斯水之神 名曰宓妃
옛사람이 말하길[8] 그 강에는 신이 있어, 이름이 복비(宓妃)[9]라고 한다.

感宋玉對楚王神女之事 遂作斯賦 其辭曰
송옥(宋玉)[10]이 초왕(楚王)과 신녀(神女)의 일[11]을 대함과 같이 느끼는 바가 있어, 이에 이 부를 쓴다.

余從京域 言歸東藩

경사[12]를 떠나 동녘으로 돌아가네[13]


背伊闕 越轘轅 經通谷 陵景山日旣西傾
이궐산을 등지고 환원산 넘고 통곡을 지나 경산에 이르니 이미 해가 저물고

車殆馬煩 爾迺稅駕乎蘅皐

수레와 말이 지치었으매 물가에 수레를 쉬고


秣駟乎芝田 容與乎陽林 流眄乎洛川 於是精移神駭
지초 무성한 밭에서 여물을 먹이며 버들숲에 앉아 흘러가는 낙천을 바라보매 문득 정신이 산란하였네.

忽焉思散 俯則未察 仰以殊觀 覩一麗人 于巖之畔
홀연히 생각이 흩어져 굽어 보아도 보이지 않고 우러러 보아도 달랐는데, 바윗가에 서 있는 한 미인을 보았네.

迺援御者而告之曰 爾有覿於彼者乎 彼何人斯 若此之豔也
이에 어자[14]를 불러 묻기를, 자네도 저 이가 보이는가, 저 이는 누구이기에 저토록이나 고운가

御者對曰 臣聞河洛之神 名曰宓妃 然則君王所見 無迺是乎
어자가 답하니 제가 듣기로 낙수의 신을 복비[15]라 이르는 바 군왕께서 보신 이가 그 이가 아닐까 하나이다.

其狀若何 臣願聞之 余告之曰
그 모습이 어떠한지 소인도 궁금하다 이르매 내 답하기를

其形也 翩若驚鴻 婉若遊龍 榮曜秋菊 華茂春松
그 자태는 놀란 기러기[16]처럼 날렵하고 노니는 용과도 같아 가을의 국화처럼 빛나고 봄날의 소나무처럼 무성하구나.

髣髴兮若輕雲之蔽月 飄颻兮若流風之廻雪
엷은 구름에 싸인 달처럼 아련하고[17] 흐르는 바람에 눈이 날리듯 가벼우니

遠而望之 皎若太陽升朝霞 迫而察之 灼若芙蕖出淥波
멀리서 바라보니 아침 노을 위로 떠오르는 태양과 같고, 가까이서 바라보니 녹빛 물결 위로 피어난 연꽃과 같네.

襛纖得衷 脩短合度 肩若削成 腰如約素
섬려한 모습과 아담한 키마저 모두가 알맞고 적합하니 그 어깨는 일부러 조각한 듯 하고 그 허리는 흰 비단으로 묶은 듯하구나.

延頸秀項 皓質呈露 芳澤無加 鉛華弗御
길고 가녀린 목덜미에 절로 드러난 흰 살결은 향기로운 연지도 호사한 분도 바르지 아니하였구나.

雲髻峩峩 脩眉聯娟 丹脣外朗 皓齒內鮮
구름같은 머리를 높이 틀어올리고 그 아미는 가늘고 길게 흐르며 붉은 입술은 밖으로 빛나고 백옥같은 이는 입술 사이에서 곱구나.[18]

明眸善睞 靨輔承權 瓌姿豔逸 儀靜體閑
눈웃음치는 눈동자는 아름답고 그 보조개가 능히 마음을 끄나니 그 맵시가 고와 이를 데 없고 거동이 고요하여 윤기가 흐르니

柔情綽態 媚於語言 奇服曠世 骨像應圖
그 부드러운 마음에 가냘픈 자태에 말투 또한 더욱 아름답구나. 기이한 복색은 지상에는 없으며 그 자태 그림과 같으니,

披羅衣之璀粲兮 珥瑤碧之華琚
찬연한 비단옷 에 귀에는 아름다운 귀걸이 달고

戴金翠之首飾 綴明珠以耀軀
금비취 머리장식에 밝은 구슬을 꿰어 몸치장하고

踐遠遊之文履曳 霧綃之輕裾
무늬 신 신고 얇은 명주치마를 끌며

微幽蘭之芳藹兮 步踟躕於山隅
그윽한 난초 향기에 묻혀 산모퉁이를 거니네

於是忽焉縱體 以遨以嬉 左倚采旄 右蔭桂旗
이에 몸을 놓아 즐겁게 노니니, 왼쪽은 채색 깃발[19] 에 기대었고 오른편은 계수 깃발[20]그늘에 가려졌구나.

攘皓腕於神滸兮 采湍瀨之玄芝 余情悅其淑美兮心振蕩而不怡
물가에서 흰 팔 걷고 여울가에서 현초[21]를 캐는데, 내 뜻이 그 맑은 아름다움에 흠모되어 마음이 흔들려 편안치 않네

無良媒以接懽兮 託微波而通辭 願誠素之先達兮 解玉佩以要之
좋은 매파가 없어[22]말 전하지 못하여 잔물결에 부쳐 전하노니 사모하는 내 뜻을 알리고자 구슬 노리개를 풀어[23] 바라네

嗟佳人之信脩 羌習禮而明詩 抗瓊珶以和予兮 指潛淵而爲期
가인은 닦음에 정성되어 예를 익혔고 시에도 밝으니, 구슬을 집어 답하기에 깊은 연못을 가리켜 화답하였네[24]

執眷眷之款實兮 懼斯靈之我欺 感交甫之弃言兮 悵猶豫而狐疑
간절한 정을 지녔으나 그 속음을 두려워하니 정교보[25]의 버림받은 말생각하고 슬퍼져 머뭇거리며 의심하네

收和顔而靜志兮 申禮防以自持 於是洛靈感焉 徙倚傍徨
온화한 얼굴 거두고 뜻을 조용히 가지며 예의를 차려 자신을 지키니 이에 낙신이 느낀 바 있어 이리 저리 헤매는데

神光離合 乍陰乍陽 竦輕軀以鶴立 若將飛而未翔
광채가 흩어졌다 모이며 그늘이 되었다 밝아졌다 하니 날렵한 자태 발돋움하여 나는 듯 날지 않고

踐椒塗之郁烈 步蘅薄而流芳 超長吟以永慕兮 聲哀厲而彌長
향기 자욱한 길을 밟고 방향을 퍼트리니 길게 읊어 영원히 사모하니 그 소리 서러워 더욱 길어지네

爾迺衆靈雜遝 命儔嘯侶 或戱淸流 或翔神渚 或采明珠 或拾翠羽
그리하여 갖은 신령들이 모여들어 서로 짝들을 부르게 하니 혹자는 맑은 물 속을 노닐고 혹자는 신령스런 물가를 날며, 혹자는 밝은 구슬을 찾고 혹자는 비취빛 깃털을 줍네

從南湘之二妃 攜漢濱之游女 歎匏瓜之無匹兮 詠牽牛之獨處
남쪽 상강의 두 비[26]를 따르게 하고 한수가의 여신을 대동하니 포과성[27]이 짝없음을 탄식하고 견우성이 홀로 삶을 읊조리네

揚輕袿之倚靡兮 翳脩袖以延佇 體迅飛鳧 飄忽若神
아름다운 옷자락을 나부끼며 긴 소매 가려 물끄러미 서니 날렵하기가 나는 새 같고 표연하기가 신령과 같네

陵波微步 羅襪生塵 動無常則 若危若安 進止難期 若往若還
물결을 밟아 사뿐히 걸으니 버선 끝에 먼지가 일고 그 몸짓 대중없으니 위태한 듯 평안한 듯 나아가고 멈추어섬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는 듯 돌아서는 듯 하네

轉眄流精 光潤玉顔 含辭未吐 氣若幽蘭 華容婀娜 令我忘飡
돌아서 바라보니 옥같은 얼굴이 눈이 부시고 말을 머금어 내지 않으니 그윽한 난초와 같아 꽃 같은 용모 눈부셔 식사를 잊게 하네

於是屛翳收風 川后靜波 馮夷鳴鼓 女媧淸歌
이에 병예[28]가 바람을 거두고 천후가 물결을 재우며 풍이[29]가 북을 울리고 여와[30]가 고운 노래를 부르니

騰文魚以警乘 鳴玉鸞以偕逝
문어를 띄워 수레를 지키고 옥방울을 울리며 더불어 가는구나

六龍儼其齊首 載雲車之容裔 鯨鯢踊而夾轂
육룡이 머리를 맞대 공손히 수레를 끌고 고래가 뛰어올라 바퀴를 돌보며

水禽翔而爲衛 於是越北沚 過南岡紆素領
물새가 날아올라 호위하며 북쪽 물가를 넘어 남쪽 산을 지나네

廻淸陽 動朱脣以徐言 陳交接之大綱
흰 고개를 돌려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며 붉은 입술을 열어 천천히 만남의 일을 말하니

恨人神之道殊兮 怨盛年之莫當
사람과 신의 길이 다르매 아름다운 나날에 함께 하지 못함을 원망하네

抗羅袂以掩涕兮 淚流襟之浪浪
비단 소매 들어 눈물을 가리나 눈물이 떨어져 옷깃을 적시니

悼良會之永絶兮 哀一逝而異鄕
좋은 만남이 영원히 끊어질 것을 슬퍼하며 한번 가니 다른 곳에 있음을 서글퍼 하네

無微情以効愛兮 獻江南之明璫

미미한 정으로 다하지 못한 바 있어 강남의 빛나는 구슬을 바치고 [31]

雖潛處於太陰 長寄心於君王
비록 깊은 곳에 거할지라도 이 마음 긴히 군왕[32]께 거하겠다 하네

忽不悟其所舍 悵神宵而蔽光
문득 그 있는 곳 뵈지 않더니 섭섭히 사라져 빛을 가리네

於是背下陵高 足往神留 遺情想像 顧望懷愁
이제 돌아서 높은 곳 오르려 하니 발걸음은 가고자 하나 뜻이 머물려 하니 남은 정을 되새기며 돌아보며 탄식하네.

冀靈體之復形 御輕舟而上遡 浮長川而忘反 思緜緜而增慕
그 모습 되찾기를 바라며 작은 배를 몰아 강에 오르니 아득한 강물에 배 띄우고 돌아갈 길 잊으나 생각은 연이어 그리움만 더하고

夜耿耿而不寐 霑繁霜而至曙
밤은 깊었는데 잠들지 못하고 엉킨 서리에 젖어 새벽에 이르노라

命僕夫而就駕 吾將歸乎東路
마부에게 명하여 수레를 내게 하고, 이제 나는 동로로 돌아가려 하네

攬騑轡以抗策 悵盤桓而不能去.
말고삐 잡아 채찍은 들었으나 그 마음 서운하여 돌아서지 못하네

                                                                                        https://namu.wiki/w/%EB%82%99%EC%8B%A0%EB%B6%80

 

수선화 (水仙花) 는 '물의 신선 꽃'이란 뜻이다. 수선화를 시인들은 능파선자(凌波仙子), 금잔은대(金盞銀臺), 낙신향비(落神香妃)라고도 불렀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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