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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2016 SBS 20부작 닥터스

by 뿔란 202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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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케묵은 드라마인데... 어쩌다 이걸 보게 되었더라? 김사부와 신의 퀴즈를 보고 의사 나오는 드라마를 더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봤던 것도 같고.... 아무튼! 

 

제목도 의사들(닥터스)이고 해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나, 뜻밖에 초반부터 그냥 막 대놓고 러브스토리 멜로물이었다. 

스토리도 어렵지 않아서 주워 온 인물 관계도만으로도 큰 흐름은 알 수 있다. 

 

언젠가부터 글 잘쓰는 인재는 거의 다 드라마 작가를 지망하게 된 것 같다. 소위 K 드라마로 우리나라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 작가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이 어마무시해진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작가들 중에 가장 큰소리치며 대접받는 분야도 드라마로 보인다. 나도 드라마를 볼 때는 작가를 눈여겨 본다. 영화는 감독이 누구냐가 제일 중요하고 드라마는 작가가 누구냐가 중요하다는 식. 

닥터스의 작가는 하명희로 그녀의 커리어에서 대표작이 닥터스이다. 이 드라마를 이야기하며 작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아쉬움때문이다. 처음 작가의 구상을 드라마에 다 담지 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작품의 경우 그 정도가 좀 심하다 싶다. 한편으로는 처음 작가의 구상이 무척 근사했으리라는 느낌도 든다. 온갖 멋진 구상을 가득 채웠으되, 시간에 쫓겨가며 제작했던 걸까?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가며 대사도 힘만 잔뜩 들어간 생뚱맞고 유치해 보이는 경우가 많아진다. 피영국만 보며 얼굴이 시뻘개지던 간호사라든지 대놓고 티나게 서브 사건을 만들다가 툭 놔버리기도 한다. 주요 인물들의 대사 중 특히 여주인공의 대사는 보는 내가 민망할 만큼 철없고 유치하기도 하다. 할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복수하겠다는 극을 끌어가는 주요 동인 자체가 유치한 걸까? 주요 인물의 성격도 맥락 없이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분명 구상 단계에서는 캐릭터 설정을 잘 했다는 느낌인데 편집이 문제인지 집필이 문제인지 연출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들에도 불구하고 닥터스는 2016년 SBS에서 크게 성공한 드라마이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 주는 걸로 보건대 분명하다.) 나 역시 아무튼 재미있게 보았다. 무엇이 강점일까? 

일단은 배우들의 힘이 크다. 문제가 집필, 연출, 편집 어디에 있든 간에 배우들은 캐릭터 분석을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인물 중에 한두 명이라도 연기력이 안 좋았다면 드라마가 망가졌을 법도 한데 다들 연기가 좋았다. 대본 탓인지 박신혜 탓인지 성인이 된 유혜정이라는 캐릭터, 연기, 대사 등등 아무튼 몹시 거슬렸으나 미성년 유혜정은 아주 좋았고, 성인이 되서도 아무튼 멜로는 괜찮았다. 무엇보다 김래원의 연기력에 깜짝 놀라는 부분들이 있었다. 신경외과 의사 역으로 김래원이라는 배우가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동안 쌓아온 그의 연기력은 확실히 병원 멜로에 집어넣기 아까울 만큼 멋진 부분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뒤로 갈수록 배우들의 애드립에 의존하는 부분도 많아지고... 시간적 물질적 여유를 갖고 제대로 만들었으면 명작 드라마로 남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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