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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낙서

밤이 좋아서

by 뿔란 2020.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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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깜깜한 밤만을

온종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있었다고 과거형으로 표현하기엔 지금도 밤이 좋긴 하지만,

 

그 시절엔 잠을 잘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모두가 불을 끄고 모두가 잠이 든다.

아무도 떠들지 않고 아무도 눈뜨지 않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나와 남이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상관없는

그래서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편안하게 평온하게 평화롭게,

밤과 잠.

그것은 참으로 축복이었다.

 

다시는 환생하지 않는다는 열반, 니르바나의 길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다만 다시 아침이 오지 않는 밤일까.

 

밤이거나 아니거나 상관없는

밤이어도 아니어도 좋은

그런 것일까.

 

근데

밤이어도 아니어도 좋은 것과

밤이거나 아니거나 싫은 것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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