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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목적 없이
순수하게 나의 즐거움만을 위해
책을 읽어본 것은 도대체 언제적 일일까
전자도 아이티도 공학도 주식이나 경제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즐거움만을 위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것은
도대체
이무슨
당연한 일인가.
세상에는 오직 하루가 아니라
오직 반나절만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은
반나절 인생을 가엽다 여기며
한심하다 여기며
어이없다며 말했다.
도 닦는 이들이나
영적인 자기 계발을 말하는 이들은
반나절도 말고
오직 지금 이순간만을 살라고 한다.
나는 물론
내가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그 모든 과거
혹은 내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과거와
보장되지 않은 아름다운 미래와
보글보글 두려움에 떨게 하는 엄혹한 미래와
아무튼 그 모든 것들을 섞어서
정신 못차리고
이리저리 휘둘리며 살아가는데
그 와중에 심신이 건강해서
편안히 퍼질러 앉아
순전히 재미를 위해
천천히 책을 보고 싶다.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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