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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낙서

꿈 이야기라 한다.

by 뿔란 2020.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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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자주 꿀 때가 있다.

대개는 뭔가 골똘할 때 그렇다.

 

나름 이러이러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그래, 그래, 진행 중이야, 하노라면

새벽마다, 아니 잠이 깨기 전 얼마간 꿈을 꾸는 것이다. 

 

꿈을 꾸다 놀라서 깨어나는 적도 적지 않은데,

혹간 듣기로는, 깜짝 놀라 깨는 꿈이야말로 신통방통하다고 한다.

 

과연 그러했는가?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다. 

도무지 그 꿈의 해석이라는 것은 어찌해야 하며,

예지몽의 실현 기간이란 얼마나 되는 것이냐.

 

내가 한국의 워렌 버핏이 되는 것을 예언한 꿈을 꿨다 한들,

그 실현이 다음 생이라면 이번 생은 도리 없이 꿈과 상관없이 살아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지몽은 별로 믿고 싶지 않다.

 

그보다 나는 종종 재미진 꿈을 꾼다.

 

꿈에서 어쩐 일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엄청 재미나서

깔깔깔 신나게 웃을 때가 있다.

내 웃음소리가 내 가슴을 깔깔깔 울려서 그 참에 깨어나는 꿈이다.

 

반대로 몹시 분노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내 고함 소리가 가슴에 쩌렁쩌렁해 깨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엉엉, 소리높여, 바닥에 두 다리 뻗고 앉아 땅을 치며 울기도 한다.

입이 아닌 가슴으로 울고, 귀가 아닌 가슴으로 듣는 울음소리다.

 

웃음이든 고함이든 울음이든, 깨고 나면 뭔가 시원한 기분은 남는다.

 

그리고 그런 꿈들은, 

이리저리 짱돌을 굴려본 결과로는 그냥 내가 발산하고 싶었던 기분을 자면서 발산한 거였다.

 

나는 즐겁고 싶었으나 즐겁지 못했고

화내고 싶었으나 화내지 못했고

울고 싶었으나 울지 못했다.

 

사람이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다고,

몹시 깍쟁이 같은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때로는 인생에 도움이 되는 조언으로,

때로는 학대자가 피학대자를 조련하는 방법으로

어쩌면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으로

읊어볼 수도 있겠다.

 

솔까말, 그게 내 감정일 뿐인데, 그게 뭐라고 마음대로 못하고 사는가 싶기도 한데,

따지고 보면 또 사실 그걸 마음대로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그러나 나는 실의에 빠진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언젠가는 마음껏 즐겁고, 화내고, 울리라고 다짐해 본다.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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