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코엘료 저 / 임호경 역, 승자는 혼자다 (원제: The Winner Stands Alone), 문학동네, 2009
참으로 헛갈리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은 모두 좀 그렇다. 헛갈린다.
무엇이 옳은가.
파울로 코엘료를 칭송하거나 감탄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 그의 책은 재미지지 않다.
김빠진 맥주 같은 이야기가 주욱 이어지고,
이 책도 그렇다.
온갖 파란만장을 겪은 한 남자가
그 파란만장 동안 곁에 있어준 자신의 아내에게 버림 받고
아내를 되찾기 위해 신출귀몰한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데
그 살인의 장소는 바로 바로 칸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의 칸.
온갖 화려함 속에 가려진 지루함과 하찮음이 나열되며
물론 그 화려함과 도도함도 잘 나오는데,
아 이 작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라 그런가, 역시 다르네 싶은 점은
그 칸의 화려함과 그 이면, 그곳에 모여든 이들에 대해 자료 조사를 잘 하고
그 잘한 자료조사를 계속 나열하며
나의 지루함을 부추긴다.
아무튼, 나의 지루함을 따라
성공을 위해 뛰는 이들이 나열되고,
어째서인지 첫 살인의 희생자만이 순결한 영혼으로 주인공의 곁에 남아,
그를 지킨다.
그리고 결국, 주인공 이고르는 전부인과 전부인의 현남편을 모두 죽이고
무사히 유유히 자가 비행기로 칸을 떠난다.
그의 곁에는 칸에서의 첫 살인의 희생자 영혼이 여전히 남아 있고,
그는 혼자가 아니다.
그렇게 겨우 책이 끝났는데 제목이 "승자는 혼자다"
물론 중간중간 세속 승리자들의 외로움도 나오지만....
책 표지를 넘기면 바로 작가의 메시지와 싸인이 있다.
메시지의 내용은 그냥 우리는 승자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연쇄 살인범도 승자고 혼자가 아니었다.
문학 속의 연쇄 살인이니 괜찮다는 것인가.
내 세상은 내 영혼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그 안의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나의 성장만을 위해 쓰이면 끝인 것인가.
파울로 코엘료라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 작가는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한 온갖 승리자들과 무엇이 다른가.
결국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버티고 살아내는 것이 승리인 것은 사실이다.
포기하지 않고 내면과 외면의 변화를 겪어내며 마음 속에 새로움을 또 가질 수 있는 자가 승리자인 것은 맞다.
그래도 그렇지, 그게 뭐라고, 당연한 것을
그의 글을 내가 굳이 이해해 줘야 할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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