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송강호가 나와서 막 당신의 인생을 뒤집어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할 때부터 나는 살짝 로또의 마법에 걸려들고 있었다.
예전에 알던 지인의 아버지는 로또 2등에 당첨된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매주 2만원씩 로또를 산 결과라고 했는데, 다들 머리를 맞대고 계산해 본 결과, 남는 장사였다는 결론이었다.
이주 전인가? 눈이 잔뜩 오고 추운 날씨에 얼어붙은 눈으로 길이 미끄럽던 토요일, 노을이 질 무렵, 나는 잠실역에 있었다.
롯데 캐슬 앞에 있는 로또 판매점, 저 집은 옛날부터 저 자리에서 이것저것 팔아 제끼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가보니 어느 새 어엿한 로또 명당이 되어 있었다.
로또 1등이 무려 13명에 2등은 57명이나!!!
사람들이 쉴새 없이 오가는 저 잠실역 출구 바로 앞에서 사람들은 길을 막지 않고 로또 줄을 사려고 고심 중이었다.
토요일 늦은 오후, 로또 당첨까지 남은 시간은 그저 두어 시간이나 되었던가.
이 사진은 내가 줄을 선 상태에서 찍은 것이다.
대충 보자면, 줄은 한 50명 정도를 유지했다.
우리 집 조상님들은 로또 번호를 가르쳐 준다든지.... 뭐 그런 공익(?)적인 일은 하지 않으신다.
한 번 꿈에 양복을 차려입은 할아버지에게 지폐 5장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로또 4등, 5만원에 당첨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나는 로또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은 아닌데, 그런데도 종종 로또를 산다.
왜 그런 말이 있잖은가... 횡재를 하고 싶으면 로또라도 사라고.
뭐... 그 말이 그뜻이 아니라 뭔가 일을 해야 운이 따르든 말든 할 거 아니냐는 뜻인 건 알지만,
일단 모른 척 하고 본다.
그리고 어제 나는, 지갑 속에 모여 있던 로또를 총정리해서 당첨번호와 맞춰 보는,
비극적이고 운명적인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비극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뜻밖의 일이 다가왔다.
어릴 때 즐겨보던.. 절대 끝을 모르는 듯했던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허구헌날 반복되는 말이 있으니....
그래 그래,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아아무튼, 생전 로또와는 인연이 없고, 꿈에 무려 할아버지쯤 등장하셔야 5만원 당첨이구나 싶었던 나는,
또 다시, 한 번 더, 이번엔 꿈도 꾸지 않았는데,
무려 로또 4등이라는 기념비적인 일을 달성하고 말았던 것이다.
미래는 언제나 예측불허인 것이다.
내가 로또 4등이라니!
그리하여 생은 그 의미를 갖는 것인가 보다 싶다.
아아아무튼, 로또 4등 짜리 한 장과 5등 짜리 한 장을 들고 오늘 복권판매점에 가서 현금과 자동 5천원을 받아 왔다.
그리고 오는 길에는 마트에 들렀다.
여러분, 모두 로또 사고 돼지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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