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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낙서

춤, 어메이징 그레이스, 마음의 소리?

by 뿔란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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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선 싸락눈이 양동이로 쏟아부어지고 있었다.

영하의 날씨 덕에 방바닥은 따뜻했다. 

너튜브에서는 나에게 새삼스레 대한민국 전통 군악대를 보라고 종용했다.

 

 

내 손가락은 얼마나 나약하고 어리석은가.

짧으면 30분, 길면 두세 시간을 쏟아부을 미래를 짐작하면서도

손가락은 실수인 척, 잠깐 엄지가 주춤, 떨린 척, 

너튜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나는 대취타와 풍물과 부채춤과 아리랑, 대한민국 만세 두둥둥둥 속으로 빠져들어갔는데,

 

사람이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특히나 손바닥만한 스마트폰과 물아일체를 이룬 순간에는 더더욱, 

평소 늘 옛날부터 해오던 생각, 판단의 기준을 복날의 선풍기처럼 끊임없이 돌리는 것인데.....

 

나중에야 나는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길래?

 

스마트폰에서는 취타대의 어메이징 그레이스가 흘러 나왔다.

검은 갓에 하얀 부채를 든 춤꾼이 하얀 도포자락을 휘두르며 무대를 날아다녔다. 

 

박성호, 안덕기 (국립국악원)

 

문득 내 안에서 한숨같은 생각이 흘러나왔다.

 

높고 낮은 건 없어.

 

 

 

그랬다.

나는, 나라는 중생은

멋진 춤과 음악에 푹 빠진 상태에서도 은연중에

높고, 낮고, 인정 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이 정도면 괜찮고, 저 정도는 심하고....

 

분별과 분별과 분별을 끊임없이

세포분열하는 배아처럼 해대고 있었던 것이다.

 

아아, 높고 낮은 것이 없고 선과 악이 없고,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고.... 

 

나도 소싯적에 반야심경도 읽어보고,

<신과 나눈 이야기>도 시리즈 전체를 읽어 봤건만,

 

저절로 굴러가는 그것이 내 안에 있는 것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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