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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낙서

전철역에서 어묵이란

by 뿔란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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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지구적 보건 위기 상황 속에서 나는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다.
비결은 내 MBTI가 intp-t 라는 것이다.

나는 편안하고 따뜻하게 내 집에서 다 망가진 렌지대를 바꿀 것인가 말 것인가와 같은 매우 중요한 문제를 고민하며 지낸다.
틈틈이 유튜브로 타인의 소식을 듣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어제는 늦도록 과나의 라이브방송을 들으며 낄낄대며 내 영상을 쪼물락쪼물락 편집했고
오늘은 마침 경기도에 볼 일이 있어 전철을 탔다.

잠실에는 광역버스환승센터라는 것이 있다.
지하에 커다랗고 쾌적한 버스 정류장을, 그러니까 버스터미널과 지하철역을 섞어놓은 모양으로 만들어 둔 것이다.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 찰칵


지하철 잠실역에서 내려 지하로 걸어 바로 광역버스환승센터로 향할 수 있다.

8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환승센터로 가는 길에는 작은 가게들이 얌전히 줄 지어 있는데 그 끝쯤에 꼬마 김밥과 부산 어묵을 파는 가게가 있다.
종종 지나치는 코스인데 오늘은 유난히 어묵국물 냄새가 kf94인 마스크를 뚫고 들어왔다. 냄새는 마스크 때문인지 강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은은함과 아련함 때문인지 나는 걸음을 멈추고 어묵 가게를 보았다.
특별할 건 없었다.
보건 위기라고 해도 그 가게는 손님이 늘 있는 편이고 시간상 가게가 문을 연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므로 한적해진 모습에 슬퍼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나는 좀 그립고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살아오며 내가
너무 많은
어묵을
먹었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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