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글 써 봅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합니다. 정철의 대표 가사이자 가사 문학의 대표작이기도 한 양미인곡(사미인곡, 속미인곡을 합쳐서 부를 때 두 미인곡이라는 뜻으로 이렇게도 부름요)은 유배가사로 볼 수도 있고 아니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말은 하기 나름이니까요.
완전히 확정적인 규범으로 생각되는 문법도 학자들의 연구와 논의를 거쳐 바뀝니다. 세상의 법도 바뀌지요. 그러니 어떤 확정적인 결론보다 그 근거, 이유가 합리적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수험생으로 공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신 시험에서야 배운 대로 외워서 보면 되겠지만, 그 밖의 시험에서는 논리적 흐름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다시 양미인곡 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일단 양미인곡은 정철이 유배가서 쓴 가사가 아닙니다. 당시 정철은 조정에서 밀려나 고향에 돌아와 있었고, 다시 조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배가사는 유배지에서 쓴 가사를 지칭하므로 이렇게 보면 양미인곡은 유배가사가 아닙니다.
그러나 양미인곡의 내용이나 작품 내적 상황으로 보아서는 유배가사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유배가사들 가운데는 양미인곡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문학사의 흐름에서 유배가사를 볼 때 정철의 양미인곡이 유배가사에 들어가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그러므로 학자에 따라, 논자에 따라 양미인곡을 유배가사에 넣을 수도 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양미인곡은 연군가, 충신연주지사입니다.)
2021.04.30 - [문학작품 읽고 뜯고 씹고 즐기기/고전시가] - 속미인곡, 송강 정철 _ 원문, 전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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