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상이 좋아한 시인1 김기림에게 1 김기림에·1 기림 형. 인천 가 있다가 어제 왔소. 해변에도 우울밖에는 없소. 어디를 가나 이 영혼은 즐거워할 줄을 모르니 딱하구려! 전원도 우리들의 병원이 아니라고 형은 그랬지만 바다가 또한 우리들의 약국이 아닙니다. 독서하오? 나는 독서도 안 되오. 여지껏 가족들에게 대한 은애(恩愛)의 정을 차마 떼기 어려워 집을 나가지 못하였던 것을 이번에 내 아우가 직업을 얻은 기회에 동경 가서 고생살이 좀 하여볼 작정이오. 아직은 큰소리 못하겠으나 9월 중에는 어쩌면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소. 형, 도동(渡東)하는 길에 서울 들러 부디 좀 만납시다. 할 이야기도 많고 이 일 저 일 의논하고 싶소. 고황(膏肓)을 든, 이 문학병을…… 이 익애(溺愛)의, 이 도취의…… 이 굴레를 제발 좀 벗고 표연할 수 있는 제법.. 2021. 6.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