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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문과 해설/고전시가

가시리

by 뿔란 2018.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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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뿔란입니다. ,

 

서경별곡, 공무도하가에 이어 오늘은 '가시리'입니다.

공무도하가는 고대 가요, 서경별곡과 가시리는 고려가요인데요,

이 세 작품을 아우르는 그리고 아마 다음에 다룰 작품까지(저 혼자 예정하고 있어요 호홋) 포함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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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넵!!! 정답입니다!!!!!

 

정답은 '주제'입니다. 

이별의 정한.

 그러니까 이별하며 느끼는, 이별에 관한 정과 한. '이별의 슬픔'보다 '이별의 정한'이라는 말이 이별 앞에서도 따뜻하고 끊어지지 않는 사랑과 이별 뒤에까지 한참을 남아 있을 우리한 아픔,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 미련 등을 잘 나타내 주는 듯 하네요.

 

 사실 이별을 다룬 작품들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아주아주 많죠. 우리나라 문학사에서는 아예 '이별의 정한'류를 주제적 흐름으로 중요하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남녀간의 사랑 ,  그리움 ,  이별

 

 사람에게 남녀간의 사랑이란 게 뭐길래 이토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 참... 사랑이란 게, 이기적인 유전자의 횡포에 휘둘리는 것 이상의, 뭔가 영혼과 관련된 것이기에 그런걸까요? 노래를 들어보시면, 진짜 영혼이 울린단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럼 일단 절절하게 가시리 한 곡 들어 보시지요.

 

 

77년도에 대학가요제에 나온 이명우씨가 '가시리'를 이스라엘 민요에 붙여서 부른 노래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가시리' 를 읽어 보시고 좀더 이야기해 보아요~

 

 

 짜잔!!! 오늘은 아래 아까지 나왔습니다~ ㅋㅋㅋ 가시리는 좀 짧아서 사진으로 올렸습니다. ㅎㅎㅎ (쓸데없이 자랑찬)

 

역시 작자미상의 고려가요로, 원래 민요였다가 궁궐 음악에 편입되며 여음구도 생기고 형식적 변화가 있었다고 추정되는 작품입니다.

'위 증즐가 대평성대'는 후렴구이고요 줄끝에 자주 나오는 '나난'은 조흥구입니다.

 

현대어로 보자면,

 

 가시겠습니까 가시겠습니까

나를 버리고 가시겠습니까

나더러는 어떻게 살라고

버리고 가시겠습니까.

 

(님을) 잡아둘 수 있겠지만

서운하게 여기면 (다시) 안 오실까 두렵습니다.

서러운 님 보내니

가자마자 다시 오십시오.

 

이정도 의미가 됩니다.

어떠신가요?

앞서 본 서경별곡 언니야와 비교해 보면 가시리의 여성 화자는 좀 재미 없고 확실한 매력도 없어 보입니다. 저 만의 의견이 아니구요, 제가 학생들에게 많이 물어봤는데, 남녀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경별곡 언니를 더 좋아하더라구요. ㅎㅎ

 

서경별곡 언니 만나러 가실 분!

      2018/05/04 - [재미있는 국어 (고등국어, 취미국어)/고전시가] - 서경별곡 _ 고려가요

 

가시리의 주인공 화자에게는 쉽사리 '언니'라는 호칭이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이 화자분을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잘 모르겠는 분'을 만나보신 적 있나요? 전 있습니다.  할머니의 짝사랑 이야기(상대가 우리 할아버지인게 함정입니다만 ㅜㅜ)를 들을 때, 엄마의 눈물을 볼 때..... 뭐 그런 순간 저는 할머니나 엄마 속에 있던 '잘 모르겠는 분'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나에게만 낯선 그분을요....

(*제 안에 그런 분이 숨어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심....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가시리가 우리에게 선명한 캐릭터와 색깔로 다가오지 않음에도 긴 세월 많은 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불린 것도, 상황의 보편성과 더불어 화자가 지닌 근원적 보편성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고려시대라는 시대적 상황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난데없이 국뽕 한 사발 들이키자면, 뭐, 몽고의 침입을 10년이나 막아낸 나라는 세계에서 고려밖에 없었다는!!! (징기스칸 맛있나요? 전 아직 못 먹어봤어요 ㅎㅎ)

그러나 우리의 뜻밖의 자랑과는 별개로 당시 고려인들이 겪었을 어려움은 말도 못했겠지요. 그때도 전쟁터는 한반도였고 우리 조상님들은 전쟁을 수행하려는 조정과 침략군 사이에서 수탈당하고 죽고 고통받고, 그런 고통을 피해 이리저리 떠도는 유랑민이 되었습니다. 가시리를 이런 당시 상황과 연관지어 보면 그 화자가 왜 그렇게 답답하게 굴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가지요. 그리고 짧은 말 속에 큰 사랑과 고통이 서려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에 들으신 이명우씨의 노래, 이스라엘 민요에 가시리와 청산별곡 앞부분을 가사로 붙인 노래입니다. 원치 않는 유랑 생활의 아픔이라는 공통점이 이스라엘 민요와 가시리, 청산별곡을 원래의 짝인 듯 잘 어울러 주는 듯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동받는 것이고요.

 

'가시리'를 다시 불러 보고 싶었던 건 이명우씨만은 아닙니다. 여러 시도들이 있었습니다만, 가시리를 국악으로 새로 작곡한 곡이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이명우씨 가시리 원곡 이스라엘 민요 주소입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나날 되세요, 안녕!

 

https://youtu.be/ojl6HnPl3_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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