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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별곡 _ 고려가요

by 뿔란 2018.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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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경 별 곡

 

                                                                        작자미상, 고려

 

 

 

안녕하세요, 뿔난입니다. 서경별곡이 바로 나오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저도 이런 저런 말 없이 바로 서경별곡 원문을 넣으려고 했으나......

 

애석하게도 ㅜㅜ 

 

'아래 아', 아시죠? 그 참크래커 '참'에 'ㅏ' 대신 찍혀 있는 예쁜 점이요...

아무튼 그 '아래 아'가 블로그에서는 입력되지 않고 복사해서 가져와도 인식을 안 하네요.. 한글에서만 되나 봐요. (한글과 컴퓨터 사랑해요.)

원문을 사진으로 붙여 봤다가 그 역시 이런 저런 사정으로 포기.. 그냥 '아래 아'를 '아'로 쓰기로 했습니다.

 

대동강보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세요.

 

 

 

 짝퉁 원문 들어갑니다!!!

 

 

 

서경이 아즐가 서경이 셔울히 마르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닷곤 대 아즐가 닷곤 대 소셩경 고외마른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여해므론 아즐가 여해므론 질삼뵈 바리시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괴시란대 아즐가 괴시란대 우러곰 좃니노이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구스리 아즐가 구스리 바회예 디신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긴힛단 아즐가 긴힛단 그츠리잇가 나난

즈믄 해랄 아즐가 즈믄 해랄 외오곰 녀신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신잇단 아즐가 신잇단 그츠리잇가 나난

 

대동강 아즐가 대동강 너븐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배 내여 아즐가 배 내여 노한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네 가시 아즐가 네 가시 럼난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녈 배예 아즐가 녈 배예 연즌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대동강 아즐가 대동강 건너편 고즐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배 타 들면 아즐가 배 타 들면 것고리이다 나난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자, 고려시대 걸크러쉬를 마음껏 즐기셨나요?

 

사실 고려가요는 서민들의 노래로 궁궐에서 공연될 만큼 인기였다니 지금으로 보자면 케이팝, 대중가요, 아이돌 음악 뭐 이런 정도 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자가 여성이니까 여성 가수나 여성 그룹을 연상해 보는데 제 느낌으로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도 나왔던 씨엘씨 같은 센 언니가 센 느낌+애절함으로 부르면 잘 어울리는 노래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제일 잘 나가!! 하면서도, 그리워해요~ 그리워해요~ 그리워해요오오오우~~~~ 아래 씨엘씨 화보사진은 분위기 잘 맞는 것 같아 가져 왔는데, 진심 멋지네요우

 

 

 

 

 

자, 그럼 슬슬 알아듣기 힘든 조선 초기 우리말을 요즘말로 옮겨 보겠습니다만

말이죠, 고전 문학이 힘든 이유는

 

1. 한글은 한글인데 신기하게 생김

2. 우리말은 우리말인데 발음이 신기함

3. 옛날 사람과 우리는 생활방식 등이 달라서인지 옛날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약어(약어보다는 약문의 느낌입니다만)를 쓰는 건지 원, 뭔말인지.

# 결론:  나도 너희(조상님들입니다만;;;;;)한테 관심없그든!!!! 아 됐그든!!!!! 나 바빠!!!

 

뭐 이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해 드리려고 합니다.

대놓고 내신 시험에 나올 법한 내용은 어디에나 널려 있는 정보니까요

우리는 즐기면서 아즐가 즐기면서 읽어 보자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덩실덩실~)

 

 

원문에서 너무 멀리 내려온 관계로 여음구(후렴구, 요즘말로 훅hook) 빼고 다시 원문 한줄씩 보여드리며 설명해 보겠습니다요 (흥을 주체 못하는 말투)

 

 

서경이 아즐가 서경이 셔울히 마르는

서경(평양)이 아하(스웩) 서경이 서울이지만 

 

'아즐가'는 여음구입니다.

 당시 수도는 개성이지만, 평양은 고려가 이어받으려 한 옛 고구려의 수도였고, 또 워낙 큰 도시였고, 그래서 말하자면 지금의 광역시같은 의미로 '서경(서쪽의 서울)'이라 이름붙인 모양입니다. 이땐 아직 평양 냉면이라는 이름은 따로이 없었겠지요. 나름 신문물인 평양 냉면 먹고 싶네요 츄릅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딩딩딩~

여음구, 이하 생략

 

 

닷곤 대 소셩경 고외마른

발전된 도시인 작은 서울을 사랑하지만

 

중복된 부분과 여음구 이하 생략ㅎ

 

 

여해므론 질삼뵈 바리시고

헤어지기보다는 직장을 과감히 때려치우고

 

당시 여자들이 주된 수입원은 역시 길쌈(베짜기)였겠죠. 럭셔리 중국 수입 비단 외에 전국에서 사용되는 직물 수요는 전부 여성들이 손과 발로 짜낸 천으로 감당했을테니까요. 그러므로 길쌈하던 베를 버리겠다는 건 일시적인 커리어의 포기와도 같을 듯 합니다.

 

 

괴시란대 우러곰 좃니노이다

사랑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르겠습니다.

 

 

엉엉엉~ 이 커플은 과연 헤어지게 될까요? 아니면 둘이 알콩달콩 잘 살 수 있을까요?

그러니까요,

여기 떠오르는 신도시 제 2의 수도, 전국 최고의 지가 상승률을 자랑하는 도시 서경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 한 커플이 있었는데, ........

 어느 날 남자가 말합니다. 

"쟈갸, 나 쩌기로 발령나서 떠나야 할 것 같아. 어쩔?"

남자의 말투에 닭이 된 여자가 말합니다.

"서경이 아즐가 서경이~"
ㅎㅎ 다시 말하면 우리 주인공 여자는, "그래, 좋아. 여긴 완전 좋은 도시고, 나는 이 도시를 사랑해. 하지만 너랑 헤어지긴 싫어. 그러니까 내가 직장을 그만둘게. 그리고 네 사랑만 변치 않는다면 나는 이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울면서! 너를 따라갈게."

 

 

 

이어지는 2연은 '구슬노래'라는 예쁜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고려가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이죠. 구전 문학이니까 당시 유행하던 노래들을 이어서 만들 수도 있었을 테지요. 

 2연을 남자의 말이라고 보기도 하고 그냥 여성 화자 한 명이 전체를 이끈다고 보기도 합니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달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여기서 구슬은 유리구슬 목걸이 입니다.

전 요새 블루 컬러가 땡기니까 파란색이나 파란빛도는 보라색 유리구슬 목걸이 수입완제품으로 하나 ...ㅎㅎㅎ

우리 언젠가 들어봤듯이 고려는 해외무역이 발달한 해상왕국이었답니다. 그러니 외쿡에서 들여온 유리 목걸이 정도야 뭐, 흔했거나 흔하지 않았어도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는 되었던 거겠지요.

자, 이 유리 구슬 목걸이가 바위에 떨어집니다. 

쨍그랑, 영롱한 푸른 유리 구슬들이 산산조각나 깨지겠지요. 강화유리가 아니니까요   

 

긴힛단 그츠리잇가 나난

끈(목걸이 줄)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요(yo)!  

해석이 너무 방정맞은가요? ㅎㅎ

'나난'이 여음구라서욥

이하 '나난'도 생략하겠습니당

 

고려가요를 읽다보면 당시 언냐들이 어떻게 노래하고 춤을 췄을지 궁금해집니다.

 

 

즈믄 해랄 외오곰 녀신달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즈믄'은 잊혀져가는 순 우리말로 천, 1000을 뜻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녀신달'의 '녀다'라는 동사인데요, 왜 영어공부할 때 보면 주요 동사 5개인가요? 암튼 get, take, have 등 여러 모로 뜻이 비슷한 듯 다양하게 쓰이는 동사들 있잖아요. '녀다'도 비슷합니다. 무척 자주 등장하는데 현대어로 옮길 때 조금씩 다른 듯 비슷한 듯 해석됩니다. 중고등학생이시라면 '녀다' 정도는 꼭 기억하시길!

 

 

신잇단 그츠리잇가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자, 이제 문제의 3연입니다. 우리 주인공 언니의 아픈 마음, 그 불똥이 어디로 튀는지 보시죱!!!

 

 

대동강 너븐디 몰라셔

대동강 넓은 줄 몰라서

 

 

배 내여 노한다 샤공아

배를 내어 놓았느냐, 사공아

 

갑자기 사공이 등장했습니다.  너 배 잃어버리고 싶어? 왜 배를 내놓고 그러냐, 바보야. 뭐 이런 느낌인데요 도대체 왜 뜬금없이 사공 배관리를 하시려는 걸까요 우리 주인공 언니가?

 고건 바로 밑에서 말씀드리기로 하고,

일단 대동강 이야기부터! 

저는 한강 가까운 지역에서 초중고를 나왔는데요, 교가마다 '한가람'이나 '한강'이 빠지지 않더라구요. ㅎㅎ 서울의 젖줄, 치맥의 성지, 우리의 한강!

서경 사람들에게 대동강도 뭔가 대단한 의미였겠지요. 서경에서 이별하는 사람들은 맨날 대동강 타령입니다. 정지상의 '송인'이라는 시를 외웠던 한문 시간의 추억이라는 개인사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 우리 주인공 언냐 성격 더 나오기 전에 대동강 사진 한 장 보시겠습니다.

 

 오른쪽 유유히 흐르는 강이 대동강

 왼쪽 산 봉우리가 모란봉

 가운데 건물이 부벽루랍니다. 

 

 

네 가시 럼난디 몰라셔

 네 아내 바람난 줄(바람피고 싶어하는 줄) 몰라서

 

예예, 이제 우리 언니는 급기야 뱃사공 아내까지 건드리네요.

가족은 건들지 않아야 하는거 아닌가요, 버럭!

아니 애초에 뱃사공은 왜?;;;

 

 

녈 배예 연즌다 샤공아

 가는 배에 태우느냐 사공아

 

우리 주인공 언니는요, 이미 이별의 상황을 격하게 겪고 있거나 상상 중입니다.

애인이 떠나려면 대동강을 건너야 하고, 그러려면 배를 타야하고, 그 배는 뱃사공이 운행하고, 그러니까,

 "뱃사공 너 일루와, 입 꽉 다물어(?)!"

 

뭐 이런 정도...... 대동강 나룻배 사진 한 장 업어 왔습니다.

 

 

 

괜한 희생양이 된 뱃사공님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기 위해 1904년 경 뱃사공님 사진 한 장 업어왔습니다.(아래) 해외 인터넷에서 꽤나 핫하셨던 분입니다.

 

 

다시 본문으로!!!

 

 

대동강 건너편 고즐여

대동강 건너편 꽃을(여자를!!! 부르르~~~)

 

아 그런데 이 언니 아무리 상상 속의 연적이라지만 사람을 꽃이라고 부르다뇨~ 뭐 옛날이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여자를 꽃이라고 한다든지 여자와 사랑을 하는 걸 '꺽다', 그러니까 '꽃을 꺽다'라고 표현하는 걸 좋아한 듯 합니다. 상당히 남성 중심적이고 여자의 입장은 완전히 배제된 표현이지요. 다행히 요즘 학생들은 이런 표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가르칠 땐 답답, 사회적으로는 다행이랄까요 ㅎㅎㅎ

 

  

배 타 들면 것고리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면 꺽을 것입니다. (누가? 님이 ㅜㅜ)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음.... 혹시 재미가 부족했을지도 모르니까 스웩 넘치는 님들을 위해!!!

현대어로 가요 가사 적듯 모아서 보고 글을 끝내겠습니다.

 


 

 

 

재미지게 불러보는

서경별곡 (feat. 샤이니)

 

서경이 아하 서경이 광역시지만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딩딩딩

대도시 아하 대도시인 광역시를 사랑하지만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헤어지기보다는 아하 헤어지기보다는 직장을 때려치고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사랑해 주신다면 아하 사랑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라가겠습니다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구슬 목걸이 아하 구슬 목걸이 바위에 떨어져도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목걸이 줄이야 아하 줄이야 끊어니겠습니까 요(yo)!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천 년을 아하 천 년을 외로이 살아간들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믿음이야 아하 믿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요!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대동강 아하 대동강 건너편 여자랑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배를 타고 들어가면 아하 배를 타고 들어가면 바람나겠지 요!

링딩동 링딩동 링디기디기 딩딩딩

 

 

그럼, 여러분, 제가 제대로 열심히 쓴 포스팅은 처음입니다.

흑흑 이거 꽤 노동이네요.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르쳐 주실 건 가르쳐 주시면서 함께 즐겨 주세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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