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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사실주의2

[전문] 현진건, 고향 고향 [그의 얼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차중에서 생긴 일이다. 나는 나와 마주 앉은 그를 매우 흥미있게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두루막 격으로 ‘기모노’를 둘렀고 그 안에선 옥양목 저고리가 내어 보이며 아랫도리엔 중국식 바지를 입었다. 그것은 그네들이 흔히 입는 유지모양으로 번질번질한 암갈색 피륙으로 지은 것이었다. 그러고 발은 감발을 하였는데 짚신을 신었고 ‘고부가리’로 깎은 머리엔 모자도 쓰지 않았다. 우연히 이따금 기묘한 모임을 꾸미는 것이다. 우리가 자리를 잡은 찻간에는 공교롭게 세 나라 사람이 다 모이었으니 내 옆에는 중국 사람이 기대었다. 그의 옆에는 일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는 동양 삼국 옷을 한 몸에 감은 보람이 있어 일본말로 곧잘 철철 대이거니와 중국말에도 그리 서툴지 않은 모양.. 2021. 6. 1.
[전문] 나도향, 뽕 뽕 1 안협집이 부엌으로 물을 길어 가지고 들어오매 쇠죽을 쑤던 삼돌이란 머슴놈이 부지깽이로 불을 헤치면서, 『어젯밤에는 어디 갔었읍던교?』 하며 불밤송이 같은 머리에 외수건을 질끈 동여 뒤통수에 슬쩍 질러 맨 머리를 번쩍 들어 안협집을 훑어본다. 『남 어데 가고 안 가고, 임자가 알아 무엇할 게요?』 안협집은 별 꼴사나운 소리를 듣는다는 듯이 암상스러운 눈을 흘겨보며 툭 쏴 버린다. 조금이라도 염량이 있는 사람 같으면 얼굴빛이라도 변하였을 것 같으나 본시 계집의 궁둥이라면 염치없이 추근추근 쫓아다니며 음흉한 술책을 부리는 삼십이나 가까이 된 노총각 삼돌이는 도리어 비웃는 듯한 웃음을 웃으면서, 『그리 성낼 거야 뭐 있읍나? 어젯밤 안주인 심부름으로 임자 집을 갔으니깐두루 말이지』 하고 털벗은 송충이 모..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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