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디자이너 이상1 김기림에게 2 [이상, 편지] 김기림에게·2 기림 형. 형의 그 구부러진 못과 같은 글자로 된 글을 땀을 흘리면서 읽었소이다. 무사히 착석 하였다니 (着席) 내 기억 속에 ‘김기림’이라는 공석이 하나 결정적으로 생겼나 보이다. 구인회는 그 후로 모이지 않았소이다. 그러나 형의 안착(安着)은 아마 그럭저럭들 다 아나 봅디다. 사실 나는 형의 웅비를 목도하고 선제공격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했소이다. 그것은 무슨 한 계집에 대한 질투와는 비교할 것이 못 될 것이오. 나는 그렇게까지 내 자신이 미웠고 부끄러웠소이다. 불행히, 혹은 다행히 이상도 이달 하순경에는 동경 사람이 될 것 같소.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든지 형의 웅비와는 구별되는 것이오. 아마 이상은 그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문학은 그만두겠지요. 『시와 소설』은 회원들.. 2021. 6.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