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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국어/국어 용어들

감정이입 / 객관적 상관물

by 뿔란 202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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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국어 시간에 '감정이입'이란 용어를 배우기 전에도 우리는 이미 이 용어를 널리 사용해 왔다. 우리가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볼 때 우리는 대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즉 내가 주인공인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가끔 어떤 친구는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에 감정이입 하기도 한다. 걔가 착한 척만 했지, 실제로 착한 일 한 게 뭐가 있는데? 얘야말로 진짜 어쩔 수 없는 거야, 억울하다고!!! 이런 감정이입도 물론 감정이입이다. 다른 이의 감정을 나에게 집어넣은 감정이입. 이는 동일시라고도 할 수 있다.

 

 국어시간에 힘주어 배운 감정이입은 그와 반대다. 화자의 감정을 다른 것에 집어넣은 것. 물론 '나'의 감정이냐, '화자'의 감정이냐도 문제이긴 한데, 일단 그게 문제시되진 않으니 그냥 화자로 퉁치고 넘어가기로 하자. 그래서 아무튼! '감정이입'이라고 하면 한 문장만 외우자는 것이다. 

새가 슬피 운다.

 진짜 쉬운 이야기다. 새가 정말 슬피 우는 거야? 새는 사실 웃겨서 웃는 중이거나 그냥 목이 간지러워서 소리를 내는 중이거나 연애하려고 이성을 꼬시는 중일 수도 있다. 그럼 왜 그걸 슬피 운다고 할까? 그 슬픔은 누구의 감정일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결국 그 슬픔은 화자의 감정이고 화자는 어거지로 지 감정을 새에게 집어넣고 우쭈쭈하는 중임을 알 수있다. 이것이 감정이입이다. 화자의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 집어넣은 감정이입.

 

여기서 문제는 '다른 대상'님 되시겠다. 이 다른 대상님을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한다. 말이 좀 이상하달까 어렵달까 신비롭달까... 하지만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객관적이니까... 주관적이 아닌 거다. 그냥 그 대상은 지멋대로 있는 것일 뿐, 객관적인 물체로 나와도 화자와도 상관없이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물건이 관계가 생기는데...... 그 관계가 깊든 어이없이 얕든 아무튼 감정이나 정서를 전달하게 될 때, 감정 표현의 도구로 이용될 때, 그 물건, 대상은 객관적 상관물이 된다. 

 

 앞의 슬피 울던 새는 그냥 지 혼자 존재하고 지 혼자 지지배배 하고 있었는데, 그 새의 의도가 없이 작품 속에서 감정, 정서를 표현하게 된 것이다. 슬프다는 감정을. 그래서 새는 객관적 상관물이 된다. 그리고 당연히 모든 감정이입의 대상은 객관적 상관물이다.

 

그럼, 모든 객관적 상관물은 감정이입의 대상일까? 그것은 아니다! 

자, 이런 경우를 보자. 남주가 무척 잘 생긴 소설이 있다고 하자. 잘 생긴 남주는 초반에 불여시 같은 여자에게 실연을 당해 추운 겨울날 홀로 쓸쓸히 집으로 향하는 중이라고 해 보자. 그때 남주가 불여시에게서 돌아서 걸을 때 하늘에 흰 달이 겨울 바람을 맞으며 떠 있었다고 해보자. 그때 그 달은 그냥 천체의 하나일 뿐이지만, 뭔가 외로움이라든지, 남주를 지켜준다든지, 어떤 식으로든 감정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달이 바람을 맞든, 떠 있든 그건 현상일 뿐, 화자의 감정이 이입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때 달님은 감정이입은 아니지만, 객관적 상관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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