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전문과 해설/고전시가

불 아니 때일지라도~ 사설시조

뿔란 2018. 6. 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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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뿔난입니다.

 

오늘은 ebs수능특강에 나온 사설시조를 볼까 합니다.

 

아래 아는 그냥 'ㅏ'로 통일했습니다.

 

 

  불 아니 때일지라도 졀노 익난 솥과

  여물죽 아니 먹어도 크고 살져 한 걷는 말과 질삼 잘하난 여기첩과 술 샘난 주전자와 양 절로 낫난 검은 암소 두고

  평생에 이 다섯 가져시면 부를 거시 이시랴

 

조상님들 너무 귀여우신 듯 ㅋㅋㅋㅋㅋㅋ

 

조금 읽기 불편하실 테니 좀더 현대적으로 읽어보자면

 

불을 때지 않아도 저절로 밥이 익는 솥과

사료를 안 먹어도 크고 살져 많이 걷는 말과

베짜기 잘하는 기생 첩과

술이 샘솟는 주전자와

양(소의 위, 구이로도 먹고 국이나 전골에도 넣음)이 저절로 나오는 검은 암소 두고

평생에 이 다섯 가졌으면 부러워할 것이 있겠는가 

 

전 이 사설시조가 읽을수록 재미있어요.

돈 많은 백수가 꿈이고 건물주가 장래 희망이고 그렇잖아요.

조선 후기 서민들도 우리랑 비슷한 생각을 했다는 것도 재미있고

그런 생각을 조선 시대 말로 듣는 것도 재미있네요.

 

자 그럼, 재미있는 김에 더 요새 우리 스타일로 풀어볼게요.

 

 

요리를 하지 않아도 각종 반찬과 밥이 저절로 마련되는 냉장고와 밥솥

기름을 넣지 않아도 계속 달리는 고급차

고소득 전문직에 걸그룹 외모를 갖춘 아내

마셔도 마셔도 빈 자리가 생기지 않는 와인 셀러

이유 없이 무료로 배달해 주는 치킨

 

평생에 이 다섯 가지면 부러울 것이 있겠는가.

 

 

다들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생활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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