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란 2018. 5. 22.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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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관 [達觀] - 체념 [諦念]

 

달관을 이야기할 때 저는 늘 좀더 쉬운 체념을 이야기합니다.

체념이란 '품었던 생각이나 기대, 희망 등을 아주 버리고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 것을 맗합니다. 뭐 이렇게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제법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냥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조용하고 완전한 포기입니다.

반면 우리의(좋은 편이 우리 편, 이기는 편 우리 편이니까요 ) 달관이란 '인생의 진리를 꿰뚫어 보아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고 넓고 멀리 바라'보는 것을 뜻합니다. 확실히 이쪽이 더 어렵죠?

 

 

시에서 드러나는 달관과 체념은 둘 다 행동을 하지 않음, 노력 하지 않음이라는 면에서 비슷합니다. 그러나 체념은 할 수 없으니까 못하고, 어차피 못하니 그만두겠다, 안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달관은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하는 것입니다.

 

 

지금 딱히 좋은 예가 생각나지 않으니까요, '관조'에서 얘기했던 천상병님의 '귀천'을 다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아 죽음에 대해 이렇게 초월적이고 달관한 시가 또 있을까요? 

으음.... 있겠지만 아무튼 이 시는 아름답습니다.

 

죽음 앞에 발버둥치고 진시황처럼 죽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왜요? 어차피 죽을 수 밖에 없으니까? 아니죠, 돌아갈 귀, 하늘 천, 원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죽지 않으려 노력할 필요가 없습니다. , 생명에 대해 더 넓게 깊게 바라보니까 죽음이란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내 삶은 그저 인간 세상으로 소풍 온 것에 불과하니까, 저녁이 되면 집에가서 소풍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이야기를 나누면 될 일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공부를 못해서 공부하기 싫어서 대학에 안가겠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못가겠다 ㅜㅜ 그러니 공부 안 해! 이런 경우는 체념입니다.

 

그러나 공부가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든지 나는 대학보다 나에게 더 가치있는 다른 일이 있다는 생각으로 입시에 임한다면 이는 달관입니다.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우리말로 옮길 때 '달관 세대'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N포 세대'라는 말도 있고요. 다들 어렵고 힘들지만, 결국엔 해피 엔딩이고 이건 다 과정일 뿐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 힘내세요.

 

 

문득 유승호 배우님이 생각나는데(이 분이 대학을 갈 수 있는데도 굳이 안 가셔서요 절대 귀엽거나 잘생겼다거나 그런 이유 때문만이 아닙니다ㅎㅎ)

 사진 좀 같이 보시죠.

 

 

 

한 장 더!

 

 

 

 

  

그럼 여러분, 귀엽고 잘 생긴 꿈 꾸시고 꿀잠 주무세요!!!

내일은 더 아름다운 날이 될 거예요.

 내일이 안 좋다면 더더더 좋은 모레를 위해 잠깐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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