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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 미메시스 / mimesis

뿔란 2021. 6. 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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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mimesis)

 흔히 모방했다, 모방이야... 하면 안 좋은 뜻으로 많이 쓰입니다만, 이미테이션(imitation)으로서의 모방이 그런 의미입니다. 남을 따라하는 거. 

 

 하지만 예술에 있어 근본적인 의미인 모방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미메시스!!! 

 미메시스는 철학, 미학에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 미메시스를 말하려면 뭔가 플라톤 아저씨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요...

 

Plato, copy of the portrait made by Silanion ca. 370 BC for the Academia in Athens 

 

 네, 우리 플라톤씨는 집안 좋고 잘 생기고 글도 잘 쓰고 똑똑하고 소크라테스의 앞 줄 제자였습니다. 아, 아무튼 그런데 이 양반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느냐면... 세상은 진짜 세상과 가짜 세상으로 나뉘어 있다고 했습니다. 가짜 세상은 어디게요? 네..... 우리가 사는 지금 여기가 가짜 세계... 있어 보이는 용어로는 현상계라고 합니다. 

 

 그럼 진짜 세계는 어디? 이데아계. 거기가 어디? 그걸 우리가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게 있다는 겁니다. 요새 구운몽 포스팅 계속하는데 구운몽과 비슷하네요. ㅎㅎ 현실세계는 허상, 신선세계는 진짜. 기독교도 마찬가지죠? 여호와 있는 거기 어디가 진짜, 여기는 그냥 있다 가는 거라 가짜.

 

 원래 우리 인간은 그 좋다는 이데아계에 살았는데, 레테의 강을 건너며 모든 기억을 잊고 이곳에서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성이 있어서, 그 이성으로 이데아를 알아 볼 수 있다고는 합니다만. 아무튼 이성 덕분에 이데아를 모방해서 이 현상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네, 이 모방이 바로 미메시스입니다. 이데아계의 기억을 다 잃어버린 인간으로서는 정확히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어떤 것, 이데아, 그것을 본떠 가구를 만들고, 정원을 만들고...... 인간이 만든 모든 것에는 이데아가 묻어 있고, 들어 있습니다만, 그것은 이데아가 아닙니다. 이데아의 모방일 뿐.

 

 자.... 이제 예술 이야기를 해 볼까요. 철인국가까지는 가지 말고, 예술만 말해 볼게요.

 

 그러니까, 이 글도 잘 쓰는 잘 생긴 양반이 어쩐 일인지 몹시 예술을 싫어 하셨던 것입니다! 왜냐!!!?

 

 현상계는 이데아계의 모방일 뿐입니다. 좋은 건 이데아, 안 좋은 건 현상계. 그런데 예술은 어떤가요? 예술은 이 현상계를 모방한 것일 뿐. 안 좋은 것을 모방한 더 안 좋은 것! 그래서 예술은 쓰레기! (아니, 저는 예술 좋아하는데 플라톤이 그랬어요!!!) 

 

 그렇게 되었던 것입니다..... 마는..... 그저 미메시스가 대충 어떤 모방인지 이해되시나요? ㅎㅎ 예술에서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리얼리즘 문학에서 현실을 모방하잖아요, 그때 그 모방이 미메시스!

 

1509년 라파엘 작 《 아테네 학당 》에서의 플라톤
1509년 작, 라파엘, <아테네 학당>,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affael_058.jpg#/media/파일:Raffael_05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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